일 평균 매출 2억원… “지난달 목표 매출 대비 120% 달성”일반 이마트 매장보다 남성 고객 비중 12%이상 높아
  • ▲ 일렉트로마트 입구 ⓒ이마트
    ▲ 일렉트로마트 입구 ⓒ이마트

    “신납니다. 평소에 부인이랑 쇼핑을 가면 의류 매장이나 식당,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기서는 어릴 때 좋아했던 건담도 볼 수 있고 게임기도 만질 수 있어요. 어린 시절 아카데미(장난감 부품을 팔던 곳) 가서 미니카 부품을 샀던 그때로 돌아간것 같습니다.” (N게임사에 다니는 박 씨.)

    “기분 좋아요. 평소 보고 싶었던 것들이 잔뜩 있어요. 일렉트로맨 캐릭터도 매력 있습니다. 노래도 중독성 있고요. 일렉트로마트를 만든 사람도 저 처럼 만화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판교에 사는 32세 한 씨.)

    지난 17일 오후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을 찾은 대부분의 고객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21일로 오픈 50일을 맞는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은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男心’(남심)을 공략한 신의 한 수가 제대로 통한 모습이었다.

    성남시 분당구 판교 알파돔시티 알파리움타워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입점한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은 총면적 3471㎡(1050평)의 규모로 전 층이 남성들이 좋아하는 물품들로 채워진 신개념 마트다.

    기존 일렉트로마트는 이마트와 신세계 매장 안에 위치했었던 것에 비해 4호점인 판교점은 단독 ‘로드숍’(거리매장)으로 만들어졌다. 정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일렉트로마트의 성적을 직접 가늠해볼 수 있는 진정한 시험무대인 셈이다.

  • ▲ 일렉트로 마트 판교점 입구 초입 ⓒ이마트
    ▲ 일렉트로 마트 판교점 입구 초입 ⓒ이마트

    기자가 직접 방문한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은 입구부터 '남심'을 저격한 곳이라는 느낌이 물씬 묻어났다. 네이버 웹툰으로 유명세를 떨친 일렉트로맨이 입구부터 고객들을 맞으며 마치 "이곳은 남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새로운 매장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것 같았다.

    지하 1층 입구부터 왼쪽에 삼성전자 스마트폰, 오른쪽에 LG전자 스마트폰이 위치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최신형 기종 갤럭시S7과 G5는 물론, 각종 태블릿 PC까지 배치돼 있어 흡사 전자 매장에 온 듯한 기분도 들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매장들도 피규어, 게임기, RC카 매장들로 쉽게 눈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른 매장에서 남성 고객 겨냥이라고 하면 단순히 가전 중심의 매장이었지만 일렉트로마트는 그보다 한 단계 진화해 남성 관련 상품 전반에 걸친 트렌드 경험할 수 있다.

    특히 RC카 매장에는 가로 5m, 세로 14.6m 규모의 전용 트랙도 배치돼 RC카를 직접 운전해 볼 수 있어 남성 고객들의 호응이 가장 뜨거웠다.

    RC카를 조정하고 있던 김필선(33) 씨는 “여기서는 RC카 신형 기종도 구매할 수 있고 구매하기 전에 각종 기종을 먼저 운전해볼 수 있어 자주 찾고 있다"면서 "RC카 동호회에도 이곳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 ▲ 일렉트로 마트 판교점에 위치한 RC카 전용 트랙 ⓒ이마트
    ▲ 일렉트로 마트 판교점에 위치한 RC카 전용 트랙 ⓒ이마트

    지하 1층 매장에는 200여종의 수입 맥주를 갖춘 주류 코너와 미국 서부느낌으로 연출된 '일렉트로 바'가 위치해 쇼핑 중간 커피에서부터 생맥주까지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매출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실제로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은 현재 일 평균 2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는 금방에 위치한 이마트 성남점 평일 일평균 매출 2억4000만원에는 조금 못미치는 수치지만, 아직 이마트만큼 대중들에게 소개되지 않은 매장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다른 매장들과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일례로 일렉트로마트 피규어 매출은 30만원 이상의 고가형 매출구성비가 42%에 달해 판매를 주도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프라모델 역시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하이모델 구성비가 60%를 기록했다. 일반 마트에서 비주류로 취급받던 품목들이 일렉트로마트에서는 주류로 부상해 새로운 매출을 창출하고 있는 것.

    이는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의 노림수가 제대로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니즈를 파악하고 쇼핑 패턴을 파악해 다양한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구현하는 데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다. 일렉트로마트에는 이러한 정 부회장의 구상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이 매장에서는 RC카, 게임, 드론 등 대부분의 판매 제품을 직접 조작해볼 수 있다.

    일렉트로마트 관계자는 "지난달 매출은 목표 매출의 120%를 달성했다"며 "남성고객들도 좋아하는 물품이라면 충분히 지갑을 열 수 있는데 기존까지 이러한 매장들이 없었던 것"이라고 흥행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의 남성고객 비중은 이마트 평균보다 12% 이상 높은 39.9%에 달한다. 

  • ▲ 일렉트로 마트 판교점 1층 오디오 매장 ⓒ이마트
    ▲ 일렉트로 마트 판교점 1층 오디오 매장 ⓒ이마트

  • 1층은 브랜드 충성심이 강한 애플 제품과 다양한 오디오 매장, 드론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오디오 매장은 각양각색의 음향기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리폼샵을 통해 나만의 오디오를 제작할 수 있는 '붐마스터(Boom Master); 매장도 입점해 있다. '붐마스터'는 100% 수작업 제작 방식의 오디오 브랜드로 가방이나 여행용 캐리어에 블루투스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해 안방에서도 여행 온 기분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오디오 전문 브랜드이다.

    이곳을 찾은 C씨는 "평소 소중히 여겼던 가방을 오디오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하다"면서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제작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마트 판교점이 위치한 알파리움타워 인근에는 판교 테크노벨리가 들어서 있어 IT 분야에 종사하는 젊은 연령대 근로자가 많다는 점도 흥행의 비결로 지목된다.

    N게임사에 근무하는 K씨는 "게임업계에 종사하다 보니 다양한 캐릭터들에 관심이 높다"며 "사고 싶어도 근처에서 살 수 없었는데 근거리에 이러한 매장이 생겨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일렉트로마트는 2015년 6월 일산 이마트 킨텍스를 시작으로 부산 센텀시티점, 영등포점, 판교점까지 총 4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를 이마트 왕십리, 죽전점 등 기존 가전매장과 하남 스타필드 신규점 등 올해 매장 수를 1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