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긴급 경제장관회의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활주로·터미널 건설, 연결교통망 확충 강조
  • ▲ 영남권 신공항 후속조치 관계장관회의.ⓒ연합뉴스
    ▲ 영남권 신공항 후속조치 관계장관회의.ⓒ연합뉴스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김해공항 확장은 단순한 기능 보강을 넘어 영남권에 신공항을 짓는 것과 진배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전날 영남권 신공항 사전 타당성 검토용역 결과 최적 대안으로 평가된 김해공항 확장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는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국방부,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자치부, 환경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장이 참석했다.

    국토부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ADPi)에 용역을 의뢰한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용역 결과와 앞으로 후속조치 계획을 보고했다.

    최적안으로 선정된 김해공항 확장은 새로운 활주로 1본과 국제여객 터미널을 추가로 신설하는 게 핵심이다. 김해공항이 오는 2026년 확장 개항하면 국제선 2800만명, 국내선 1000만명 등 연간 3800만명의 항공 수요를 처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새 활주로 건설은 그동안 김해공항의 단점으로 지적돼 온 안전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국토부는 영남지역 항공수요 증대에 적기 대응할 수 있게 올해 하반기에 예비 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고 내년에 공항개발기본계획 수립에 나서 2021년 착공할 수 있게 후속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도로·철도 등 연결교통망 구축 작업도 병행해 영남지역 주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접근성도 개선할 계획이다.

    황 국무총리는 "김해공항 확장은 기존 김해공항을 단순히 보강하는 게 아니라 장래 늘어날 영남권 항공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영남권의 거점신공항을 만들어 나가는 방안"이라며 "국토부·기재부·환경부 등 관계부처는 신속한 행정절차와 안정적인 예산 확보로 후속조치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협력해 목표한 대로 2026년 개항할 수 있게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 ▲ 김해공항 계류장.ⓒ연합뉴스
    ▲ 김해공항 계류장.ⓒ연합뉴스

    ◇정부 "김해공항 확장=신공항 건설"… 대선공약 파기 견제

    국토부는 김해공항 확장안이 사실상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태도다.

    전날 용역결과 최종보고회에서 서훈택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김해공항 확장은) 그간 김해공항에 대해 고질적으로 제기됐던 각종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대안이기 때문에 김해신공항을 건설한다고 평가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새 활주로 1본과 터미널, 관제탑을 신설해 사실상 김해공항을 신공항 수준으로 증설한다는 계획이다.

    핵심사업인 활주로는 기존 활주로에서 서쪽으로 40도 틀어 3200m 길이의 활주로 1본을 신설한다.

    서 실장은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에어버스 380이 이륙에 3050m가 필요하므로 김해공항에서 충분히 이착륙할 수 있다"며 "B777 화물기 등 한두 기종은 이용이 어렵지만, 김해공항에 이들 화물기가 취항할 가능성은 별로 없으므로 사실상 모든 항공기가 이용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새 활주로가 신설되면 김해공항은 군 활주로를 포함해 기존 2본의 활주로가 총 3본으로 늘어나게 된다.

    서 실장은 "김해공항은 슬롯을 군과 민항기가 나눠 사용하므로 다른 공항보다 용량이 부족했다"며 "중국 관광객과 저비용항공사(LCC) 등 지속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공항시설이 현저히 비좁아 김해공항을 신공항 수준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해공항은 북쪽에 360m 높이의 돗대산, 그 뒤에 신어산이 있어 남쪽에서 바람이 불 때 항공기가 북쪽에서 착륙을 시도하면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다.

    서 실장은 "기존 활주로는 주로 남쪽에서 착륙하는 비행기가 전용으로 사용하고 될 것"이라며 "신설하는 활주로를 북쪽에서 착륙하는 용도로 활용하면 산악 지형에서 착륙하면서 발생하는 안전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미널은 9256만2000㎡ 규모의 국제선 터미널로 신축한다. 3305만8000㎡의 기존 터미널은 국내선 전용으로 활용된다.

    국토부는 대구 등지의 내륙 거주 주민이 공항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철도를 통해 동대구∼김해공항을 환승 없이 곧바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구에서 김해공항까지 가려면 대구∼구포 철도를 이용한 뒤 구포에서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앞으로는 2020년 개통하는 부전∼마산선에서 국제선 터미널을 직접 연결하는 4㎞의 지선을 신설한다.

    대구∼부산 고속도로와 남해 제2고속도로 지선에서 국제선 터미널로 직결되는 7㎞의 연결도로도 신설한다.

    건설 비용은 공항시설 확충비용 3조5700억원, 접근 교통망 확충비용 6000억원 등 총 4조1700억원쯤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서 실장은 "2011년에는 김해공항 확장안이 논의되다가 최종 검토안에서 빠졌지만, 이번에는 중요 대안으로 함께 검토됐고 거의 신공항 수준으로 확장하게 된다"며 "김해공항 확장은 영남권 거점공항이 될 것이고 영남권 신공항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역설했다.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안을 김해 신공항이라며 강조하는 것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도 22일 일각에서 제기하는 동남권 신공항 공약 파기 주장과 관련해 "공약을 파기한 것이 아니다"며 "김해공항 확장이 사실상 신공항"이라고 조기 진화에 나섰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공항은 여러 가지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내려진 최적의 결론으로, 신공항 공약파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김해공항 확장은 사실상 신공항으로, 동남권 신공항이 김해공항 신공항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은 지난 이명박 정부 때 백지화됐다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공약으로 내걸면서 부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