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차 산업혁명 준비 '걸음마' 단계…산업혁명 적응도 25위"'정부-기업' 긴밀한 협조 필요…과감한 투자로 미래 시대 대비 필요"
  • ▲ 병원과 실버타운 등에서 식사, 의약품 등을 시간대별로 배달해주는 자율주행 로봇 '고카트'. ⓒ유진로봇
    ▲ 병원과 실버타운 등에서 식사, 의약품 등을 시간대별로 배달해주는 자율주행 로봇 '고카트'. ⓒ유진로봇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과 다양한 산업의 결합으로 새로운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 비즈니스를 창출해내는 것을 말한다"

    증기기관차로 시작된 1차 산업혁명은 대량생산, IT기술로 대표되는 2차·3차 산업혁명을 거쳐 4차 산업혁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지만 ICT 기술을 기반으로 한 타산업과의 융합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특히 알파고와 이세돌과의 대국이 실시간 생중계되며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인공지능과 같은 소프트웨어 기반의 혁신이 있다는 사실이 명확히 확인됐다.

    전세계는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가 될 것으로 보고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인공지능 개발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으며 기술 개발에 나섰고, 각국 정부는 규제완화 등 다양한 정책으로 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대량생산으로 대표되는 2차 산업에서 뒤쳐졌던 우리나라는 3차 산업에 해당하는 정보화 혁명에 성공하며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 첨단 기술국 이미지로 국가 경쟁력도 올라갔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앞둔 현재, 우리나라가 첨단 기술국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졌다. 실리콜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 산업 디지털을 추진하고 있는 독일, ICT 전통의 강자 일본, 신흥 강자로 떠오른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준비는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ICT, 인공지능, 5G 이동통신이 결합된 산업구조의 근본적인 변화에 있다. 단절된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기존 산업구조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의미다. 제조, 관리, 유통 등으로 분리된 생산구조와 전자, 통신, 자동차 등으로 나눠진 산업구조는 불특정한 방식으로 융합된다.

    이에 맞춰 새로운 기술도 빠른 속도로 개발된다. 스마트카, 증강현실(AR), 온오프라인 연계, 3D 프린터, 스마트공장, 핀테크, 에듀테크, 스마트팜, 바이오칩, 정밀의료, 줄기세포, 인공장기 등은 ICT와 융합해 실생활에 즉각 적용된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기술이 5년 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ICT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4차 산업혁명 적응도 평가에서 말레이시아, 대만에 뒤진 25위에 랭크됐다. 첨단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미래 산업 준비에는 뒤쳐진다는 평가다. 

    과거 국내 기업들은 위험성을 핑계로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망설여왔다. 불확실한 미래 기술에 투자보다는 당장 활용 가능한 기술에 투자해 수익성을 확보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시화되며 국내 기업들의 태도는 180도 바꼈다. 대대적인 투자를 집행하며 기술 개발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혁명 주기가 짧아지며 새로운 기술 개발에 대한 시간도 점차 줄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저마다의 전략으로 미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정부의 대응도 시작됐다. 국회를 중심으로 '4차 산업 특별법'을 발의했고 4차 산업과 ICT 융합을 위한 연구도 마련됐다. 또 인공지능, VR, ICBM(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 로봇, 드론 등이 신산업으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제도 개선도 마련중에 있다.

    첨단시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서 대한민국이 저성장을 극복하고 또 한번의 진화를 이룩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보화 시대를 이끌며 이룩한 급속한 발전을 4차 산업혁명에서도 달성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4차 산업혁명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기업과 정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정부와 기업이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미래 산업을 준비해야 첨단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자신의 책 '제4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미래는 우리 안에서 변화하기 위해 훨씬 전부터 우리 내부에 들어와 있다"며 "우리는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우리의 미래를 설계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