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2020년부터 황산화물 함유량 상한선 3.5%에서 0.5%로 낮춰선사, 환경 규제에 따라 신선박 건조나 선박 개조 불가피
  •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친환경 바람이 조선업까지 날아왔다. 오는 2020년부터 해상 선박 연료 환경기준이 강화되면서 조선업계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 것.

     

    31일 조선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회의에서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산화물(SOx) 함유량 상한선을 현행 3.5%에서 0.5%로 낮추기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의 연료로 지난 50년간 써온 벙커C유를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 선사들은 세계 해역에 적용되는 환경 규제에 맞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배를 사들이거나, 현재 소유한 배를 고쳐 써야 한다.

     

    선박 건조 소요시간이 일반적으로 2년 정도인 걸 고려하면 당장 내년부터 발주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 예상이다.

     

    벙커C유에 함유된 대기오염 물질인 황산화물 함유량이 자동차 연료보다 1000배에서 최대 3000배까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선박이 자동차 수보다 훨씬 적은데도 배출하는 황산화물은 130배나 많다는 문제 제기에 따른 결정이다.

     

    황산화물 상한선 규제를 맞추려면 선주들은 열효율이 높은 MGO(Marine Gas Oil·선박용 경유)나 LNG(액화석유가스)로 선박 연료를 바꿔야 한다.

     

    최신형 선박은 개조로 LNG 연료를 이용할 수 있지만 구형 선박은 엔진을 교체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엔진 교체 비용이 비싸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 선박을 사는 편이 효율적이다. 따라서 규제가 시작되는 2020년을 앞두고 선박 교체 수요가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다분하다. 더불어 선박용 경유가 벙커C유보다 70~80% 비싸기 때문에 고연비 선박을 찾는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번 환경 규제는 한국 조선산업에 매우 좋은 기회"라며 "세계 경제가 대폭 성장하진 않을지라도 선박 수주 물량은 충분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