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인사비리 심각… 확실한 대책 마련" 강조

  • 최근 채용비리 등으로 도마 위에 오른 강원랜드의 시장형 공기업 전환이 올해 연말쯤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3일 "(강원랜드의 시장형 공기업 지정은) 곧바로 단행하는 게 아니라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는 현재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기타 공공기관은 임원 임면, 예산안 확정, 결산서 제출 등과 관련해 별도 기준이 없다.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시장형 공기업이 되면 임원 임면과 예산·인력운영, 경영실적 평가, 경영지침 등에 있어 기재부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 그만큼 경영투명성이 높아진다. 정부가 강원랜드를 시장형 공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최근 대규모 채용비리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012~13년 신입사원 518명을 뽑았는데, 이중 493명(95%)이 청탁자와 연결된 것으로 드러났다. 청탁자 중엔 자유한국당 권성동·염동열 의원 외에 같은 당의 김기선·김한표·한선교 의원과 이이재·이강후 전 새누리당(현재 한국당) 의원의 이름도 등장했다. 

     

    또, 현 함승희 사장은 '호화·불법 개조차량 사용' 의혹에 휩싸인 상황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에 따르면, 함 사장은 배기량 2199cc의 9인용 카니발 리무진을 리스로 3년간 임차해 관용차량으로 이용하는 데, 월 이용료가 301만9000원, 3년간 리스료 총액이 1억868만원에 달했다. 이는 매매가 5500만원의 2배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리스료가 비싼 이유는 마사지시스템과 의전용 의자, 독서등, 수납장, 열선 시스템 등의 기능을 추가해 차량 내부를 개조(업그레이드)했기 때문이라는 게 유동수 의원의 지적이다.

     

    이처럼 채용비리와 경영진의 도덕 불감증 등이 불거지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은 지난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강원랜드가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경영평가가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시장형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사업 전반에 대한 실질적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채용비리와 경영감독(필요성) 때문에 그런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 강원도와 협의해 말씀하신 대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확실히 (채용비리 등에 대한) 근절 대책을 만들려고 한다"며 "공공기관 구조개혁을 통해 문제점을 손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형 공기업 전환과 관련해 강원랜드측은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아직 아무런 결정이 된 것이 없어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