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염동열 외 김기선·김한표·한선교·이이재·이강후 의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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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신입사원을 채용하면서 대규모 비리가 발생한 강원랜드의 청탁자 명단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청탁자 명단엔 자유한국당 권성동·염동열 의원 외에 같은 당의 김기선·김한표·한선교 의원과 이이재·이강후 전 새누리당(현재 한국당) 의원의 이름도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탁자의 명단이 매우 구체적으로 적시돼 검찰이 '불상의 다수에 의한 청탁'이라며 관련자를 수사 후 기소하지 않은 것에 대한 수사무마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사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16일 강원랜드 채용비리에 연류된 청탁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 명단은 채용비리사건 발생 당시 강원랜드 인사팀이 작성한 것으로 청탁자에 대한 조직적인 관리가 이뤄 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게 이훈 의원측 설명이다.

     

    명단엔 2013년 1·2차 신입 채용때 응시자 각각 427명과 198명에 대한 청탁자 120여명의 이름과 직책이 표시돼 있다.

     

    명단을 보면 채용비리 의혹으로 이미 검찰에 고발된 권성동·염동열 의원 외에도 김기선·김한표·한선교 의원을 포함해 전·현직 국회의원 7명, 당시 강원랜드 임원진 3명, 강원랜드 관리·감독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카지노 허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등의 이름도 등장한다.

     

    한선교 의원은 당시 카지노 증설 허가권을 관장하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었고, 김한표 의원은 강원랜드를 관리·감독하는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이었다.

     

    명단엔 1차 채용에서 권 의원은 11명, 염 의원은 46명을, 한선교·김한표·김기선 의원 측은 각각 1명씩 청탁한 것으로 돼 있다. 또 당시 현역이었던 이이재·이강후 전 의원도 각각 11명과 1명을 청탁했다.

     

    명단에 표시된 합격 여부에 따르면 7명의 전·현직 의원이 청탁한 69명 가운데 41명이 합격했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들에 대한 수사를 통해 기소한 사람이 없다고 이훈 의원은 지적했다.

     

    특히,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의 경우 약 267명이나 되는 청탁자의 뒤를 봐줬음에도 검찰 공소장에 '불상의 다수인으로부터 교육생에 선발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아'라고만 기재하고 정작 누구에게 청탁을 받았는지, 대가를 받았는지에 대해선 한마디 말도 없다.

     

    최흥집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 임명돼 박근혜 정부 초기까지 강원랜드 사장으로 근무했고,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로 출마까지 한 인물이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권력실세들에 대한 청탁과 자신의 지방선거 출마에 도움을 받으려고 권력자들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검찰은 초대형 채용비리사건에 최흥집 전 사장과 인사팀장만을 기소했다.

     

    이훈 의원은 "누가 보더라도 부실수사가 명백하다"며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최흥집 전 사장에게 누가 청탁했는지의 조사여부, 조사했다면 그 결과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사실 청탁자 명단에 실명이 있는 사람들조차도 단 한명도 혐의를 입증해 기소하지 않은 것만 보아도 부실·은폐 수사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최흥집 사장이 직접 지시한 267명의 청탁자는 그 배후에 권력의 실세들이 대거 있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단 한명도 누구인지 모르고 있다는 것은 검찰 스스로가 무능하거나, 존재 의미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훈 의원은 "실명이 적시돼 있는 청탁자는 물론,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상식적이지 않은 검찰의 수사결과엔 판도라 상자를 열지 말라는 내·외부의 압력이 있었는지도 의심스럽다. 이 부분 역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