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반대 지속… 노사갈등 심화 우려
  • ▲ 김형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 ⓒ연합뉴스
    ▲ 김형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 ⓒ연합뉴스


    대우건설 신임사장에 김형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이 내정됐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김 후보자 내정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사장실을 점거하기도 했지만, 이사회는 예정대로 사장 인선을 강행했다. 노조와의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사장추천위원회가 최종 사장 후보로 선정한 김형 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했다. 대우건설 이사회는 다음달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 전 부사장의 사장 선임을 최종 의결한다.

    1956년 12월생인 김 전 부사장은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건설을 거쳐 삼성물산 시빌(토목)사업부장을 지내고 포스코건설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주로 해외와 토목사업에 경력이 집중돼 있다.

    임시주총을 통과하면 김 전 부사장은 임기 3년의 사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대우건설 노조는 김형 전 부사장의 도덕성 등을 이유로 줄곧 그의 사장 선임을 반대했다.

    이날 청와대에 김 후보자의 내정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내고 송문선 대표이사 직무대행의 이사회 참석을 막기 위해 사장실까지 점거하며 반대 의견을 표출했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서울 여의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추위 등을 규탄하기도 했다.

    노조가 김 내정자의 사장 선임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의 이력 때문이다. 김 내정자는 현대건설 재직시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삼성물산 부사장 당시 1조원가량 손실을 유발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대우건설은 입장문을 통해 뇌물공여의 경우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삼성물산 부사장 당시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이 같은 대우건설 입장문을 기자회견에서 재차 반박했다.

    노조 측은 "공직자에게 뇌물을 상납했다가 구속 수감됐던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며 "사추위가 사장 자격요건으로 가장 먼저 내세운 도덕성에 흠결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삼성물산 부사장 당시 손실 건에 대해서는 "김 내정자의 이력에서는 그 당시 시빌사업부 부사장을 맡았다고 명시돼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노조는 김 내정자를 추천한 사추위의 구성에 대해서도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며 밀실추천을 비판했다.

    노조 측은 "독립경영을 위해서는 회사 사정에 정통하고 산업은행에 당당히 의견을 밝혀야 하는데, 산은 추천으로 내정된 사장이 제대로 운영할 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내달 임시주총에서 사장 선임이 강행될 경우 노조는 출근저지 등 추가 행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 ▲ 대우건설 노조 집행부들이 대표이사실을 점거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
    ▲ 대우건설 노조 집행부들이 대표이사실을 점거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