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6개월 사이 2% 가량 비중 늘어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 대출 취급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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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올해 중금리대출 활성화를 외친 가운데 은행들이 6% 이상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2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집행한 중금리대출 평균 비중은 6월 기준 17.1%로 집계됐다.

    1월 기준 중금리대출 평균 비중은 15.9%로, 6개월 사이에 1% 이상 오른 셈이다. 5대 시중은행만 보면 2% 이상 증가했다.

    은행연합회는 매달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구간별 취급 비중을 공시하고 있다. 금리구간은 4% 미만, 4~5% 미만, 5~6% 미만, 6~7% 미만, 7~8% 미만, 8~9% 미만, 9~10% 미만, 10% 이상으로 나뉜다.

    중금리대출은 신용도가 낮은 차주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적용하므로 통상 최저 6%, 최고 20%까지 중금리 대출로 본다.

    특히 5대 시중은행 중 KEB하나은행(27.9%)과 신한은행(20.5%)이 중금리대출 영역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다. 두 은행 모두 6개월 사이 중금리대출 비중을 각각 6.8%, 5.8% 높였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각각 0.7%, 4.1% 낮아졌지만 11.4%, 9.3%의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중금리대출 비중을 취급한 곳은 농협은행으로 5.8%에 그쳤다. 6개월 전보다는 금리가 1.7%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5대 시중은행의 4% 미만 대출 비중은 월등히 높다. 고신용자 대출 비중이 59.3%에 달하는 만큼 더 고른 분배가 필요해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중금리대출 온도차가 극명했다.

    케이뱅크는 전체 신용대출의 절반가량을 중금리대출로 집행하고 있는 반면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대출 비중이 69.2%에 달했다.

    케이뱅크의 6월 기준 신용대출의 43.5%가 6% 이상 대출이었으며, 21.1%가 4% 미만 대출이었다. 

    중신용자를 위한 중금리대출 확대 특명을 안고 탄생한 인터넷전문은행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6개월 전보다 중금리대출 비중이 1.3% 찔끔 떨어졌다. 

    반면 6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4% 미만 대출 비중은 69.2%에 달했다. 7% 이상부터는 은행연합회에 공시되지 않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을 SGI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을 활용해 대출을 내주기 때문인데, 이는 시중은행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고신용자 위주의 대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시중은행도 사잇돌대출 등 보증보험을 낀 대출을 제외하고 자체 신용평가를 거쳐 집행한 대출만 은행연합회에 공시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고신용자 위주 대출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취지와 맞지 않는다. 오히려 시중은행과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며 "미국이 연달아 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금리 인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저신용자 대출시장은 더욱 쪼그라들 가능성이 커 은행권 역할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 포용적 금융 정책 방향에 따라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각 은행은 자체 상품을 통해 민간의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를 점차 넓혀가고 있으며, 1개에서 많게는 2개까지 사잇돌 중금리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자체 상품을 통해 민간의 중금리대출 공급 규모를 점차 늘려 2022년에는 이들의 연간 규모를 7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