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차관급 협의서 中 관광객 재개 긍정적 논의 ‘기대’LG생건-아모레 실적 엇갈려…중저가 브랜드 전략 관건
  • ▲ 면세점 전경. ⓒ 뉴데일리
    ▲ 면세점 전경. ⓒ 뉴데일리
       ‘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감소하면서 조정을 받았던 화장품 관련주가 한중관계 개선으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종목들의 경우 ‘사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열린 한중 차관급 경제협의에서 양국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방한 재개에 대해 긍정적으로 논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직접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 주가가 들썩였다.

    회의가 열린 지난 1일 한국화장품제조는 전날보다 29.92%, 한국화장품은 23.53%, 코스메카코리아는 8.08%씩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대형주로는 LG생활건강이 4.30%, 아모레퍼시픽은 3.36% 오르며 반응했다. 

    실제 중국인 관광객 방문수도 상당 부분 회복된 분위기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17만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51.7% 늘었다. 통계청은 2분기 제주도 내 면세점 판매액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이르며 장기적으로 중국 관광객 방문수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과거와 달리 중국 현지 브랜드들과의 경쟁 문제도 대두된다. 특히 중저가는 현지 브랜드를, 고급 브랜드는 한국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과거보다 더 두드러진 모습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스킨케어 상위 10개 업체 중 4개가 중국 기업으로 마케팅, 기술 수준에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며 “중저가 시장의 기업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업종의 면세점 ‘리셀러(Re-seller, 중간상인)’ 의존도가 높아진 점과 최근 중국 현지에서의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K뷰티의 체력이 여전히 견고하다”며 “기대는 낮아졌지만 가까운 시점에 중국인 단체관광이 재개되면 상당한 실적 상향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화장품 업계 ‘투톱’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올 2분기까지 양사의 실적을 보면 LG생활건강은 연결기준 올 상반기 매출이 3조3118억원, 영업이익은 550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7%, 12%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같은 기간 연결기준 매출이 3조2179억원, 영업이익 4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11.9%씩 감소했다. 사드 여파가 한풀 꺾였음에도 여전히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양사의 브랜드 전략 차이에 따른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중저가 채널, 브랜드의 부진 탓”이라며 “중국 내에서 중저가 브랜드 비중이 40%에 달한다”며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을 피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반면 LG생활건강의 경우 후, 숨 등 고급 브랜드 비중이 90%에 달해 상대적으로 현지 브랜드와의 ‘차별화’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몇몇 브랜드에 지나치게 쏠려 있는 포트폴리오 또한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연구원은 “특정 아이템(Single item)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케이스에 대해서는 우려도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