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혁신보다 중요한 건 신뢰<2>

카카오·케이뱅크, 이자 장사 심해… 서민금융 ‘나 몰라’

인터넷은행 중신용자 대출 비중 고작 3.8%
‘은산분리 완화 = 금융혁신’ 착각 버려야

차진형 기자 프로필보기 | 2018-08-12 09: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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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이용우(왼쪽), 윤호영 공동대표.ⓒ뉴데일리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정부의 기대감은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있다.

기존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서민들이 이자가 높은 2금융권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고도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하겠단 뜻이다.

이는 현 정부의 ‘포용적 금융’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인터넷전문은행도 저신용자보다 고신용자 위주로 돈을 빌려주고 이자로 돈을 버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고신용자에 집중된 영업 행태

올해 1분기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대출자 중 신용등급 1~3등급 비중은 96.1%에 달했다.

이는 국내은행 평균인 84.8%를 11.3%나 웃도는 수치다. 쉽게 말해 시중은행보다 고신용자 대출에 더 집중했단 뜻이다.

반면 신용등급 4~6등급인 중신용자 대출 비중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3.8%에 불과했다.

시중은행의 중신용자 대출 비중이 11.9%인 점을 감안하면 1/3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중금리대출 금리 구간인 5~10% 비중도 인터넷전문은행은 7%로 정부의 기대와 다른 영업 행태를 보이고 있다.

결국,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원래 설립 취지였던 중금리시장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명분은 떨어진다.

중금리대출 시장 활성화의 핵심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시스템의 구축인데 현재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 모두 기존 개인신용평가회사의 신용평가시스템을 기반으로 대출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등 기존 은행과 차별성이 없다.

이는 은산분리 규제와는 달리 개인정보와 관련된 규제 때문에 발생한 일로 핀테크 등 금융서비스 혁신을 위해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단 이야기다.

◆일자리창출 효과 기대?…경력직만 원하는 현실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 출연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다.

새로운 기업이 탄생했으니 이에 걸맞은 인력이 필요하단 얘기인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인력 수요가 발생하긴 했지만, 이들은 대부분 경력직이다.

카카오, 케이뱅크 모두 설립 초기 주주로 참여한 은행에서 따로 선발해 50여명 안팎의 인력이 이동한 바 있다.

출범 1년이 지난 현재도 이들이 원하는 인재는 신규 직원이 아닌 경력직이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경력직 100여명을 채용에 나선 상황이다.

모집 분야는 개발부문 12개 직무, 일반부문 15개 직무 등 27개 직무다. 직무 분야는 다양하지만, 지원 자격으로 관련 분야 경력 3년 이상으로 못 박았다.

갓 대학교를 졸업한 사회초년생들이 진입할 틈은 없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태생적 한계도 일자리 창출과 거리가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 영업’이란 특성을 갖고 있다. 이는 곧 인건비 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점인데 고용창출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업, IT 관련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기는 하겠지만 이는 곧 경력직 몫”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신규 인력이 필요한 분야는 24시간 돌아가는 콜센터밖에 없다”고 말했다.

◆핀테크 종착역이 인터넷전문은행이란 착각

은산분리 규제를 풀어주자는 입법을 낸 여야 의원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핀테크와 4차 산업혁명의 상징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핀테크와 같은 혁신적 금융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에도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케이, 카카오뱅크가 신용평가에 인공지능을 활용하거나, 사용자의 신용도를 인터넷 이용 형태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산정하거나, 블록체인을 통해 분산 원장 구조를 만든 것도 아닌데 이들이 ‘핀테크 아이콘’으로 불리긴 무리가 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의 정의는 시중은행에 비해 점포가 없고 비대면 영업으로 제한된 은행에 불과하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지난 정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핀테크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보긴 어렵다”라며 “일부 ‘메기효과’가 발생한 건 신설은행의 효과였지 인터넷을 강조한 은행이 등장해서 나타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행정혁신위원회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를 동일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즉,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진출이 핀테크 발전을 보장하는 건 아니며 인터넷전문은행이 핀테크의 모든 것이라는 착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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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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