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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은행 대출금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부동산담보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9년 동안 기업대출에서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의원은 금융감독원을 통해 각 은행들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를 분석한 ‘은행대출 중 부동산담보대출 비중(2010~2018.6)’을 이같이 공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기업의 은행 대출금 가운데 51.6%는 부동산을 담보로 잡히고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계대출 중 71.0%를 차지한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해 올해 6월 기준으로 전체 은행대출 중 부동산담보 은행대출 비중은 61.7%로 2010년 이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6월 현재 은행대출 총액은 1226조9000억원으로 가계대출은 640조6000억원(51.2%), 기업대출은 586조3000억원(46.8%), 기타 25조3000억원(2.0%)이었다.
2010년~2018년 6월 사이 가계대출은 237조1000억원(58.8%) 증가한 데 비해 기업대출은 181조8000억원(4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한 것은 주택담보대출로 이 기간 188조2000억원(70.5%)이 증가했다.
김 의원은 “주택가격 상승의 혜택을 누리면서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은행들의 담보위주 대출자산 확대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한 지방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이 사이 900%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0년 기업대출 중 부동산담보대출은 33.7%로 3분의 1 수준이었으나 갈수록 은행들이 가계 뿐 아니라 기업부문에도 담보대출을 선호하게 됐다. 올해 6월까지 2010년 대비 121.9%(166.1조원)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인 D은행은 이 기간 동안 부동산 담보 기업대출이 17조8000억원에서 53조1000억원으로 198.3%가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14개 은행의 신용대출은 5%(11조원)가 줄었다. 부동산담보대출이 급증함에 따라 2010년 51.7%로 담보+보증대출(48.3%)을 앞섰던 신용대출 비중은 올해 6월 33.9%로 급락했다.
김 의원은 부동산담보대출 중심의 기업대출 비중이 증가한 데는 은행들이 개인사업자대출을 크게 늘린 것과도 연관돼있다고 주장했다.
D은행은 2010~2018년 6월 사이 11조9000억원이던 개인사업자대출을 40조원으로 236.1%나 늘렸다. 같은 기간 14개 은행의 증가 규모는 139.9조원으로 116.1%를 기록했다.
김 의원은 “은행들이 자금중개기능을 회복해 생산적 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해야 생산을 유발하고 경제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며 “은행대출의 심각한 부동산 편중을 개선하기 위한 획기적인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의원은 12일 금감원 국감을 맞아 국내 14개 일반은행 대출분석을 담은 세 번째 국정감사 정책보고서 ‘부동산을 사랑한 한국 금융’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