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보상배율 0.56… 금융비용 충당 버거워신용등급 '강등'… "단기적 회복 쉽지 않을 것"
  • ▲ 서울 논현동 소재 두산건설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논현동 소재 두산건설 본사. ⓒ성재용 기자
    두산건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배열회수보일러(HRSG)와 화공기자재(CPE) 등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사업정상화에 시동을 걸었지만 여전히 영업활동으로 이자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올 상반기 금융비용은 485억원으로, 영업이익 275억원보다 두 배가량 많다. 이자보상배율은 0.56배에 그치면서 올해도 좀비기업 탈출 전망이 어둡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배수 미만일 경우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분류된다.

    시공능력평가 1조5000억원~2조원 내 7개 상장건설사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10.5배이지만 두산건설만 유일하게 1배수를 넘지 못했다.

    두산건설은 2009년 이자보상배율 1.54배를 마지막으로 지난해까지 최근 8년간 이자보상배율 1배수를 넘기지 못하면서 재정 악화를 겪고 있다. 2010년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미분양 사태에 따라 2011~2012년 각각 2601억원, 44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유동성 위기로 실적 악화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모회사 두산중공업으로부터 HRSG 사업부를 양수받으면서 반등을 꾀했지만 2015년 1669억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CPE, HRSG 등 알짜배기 사업부와 두산큐벡스, 밸류웍스 등의 지분 일부를 잇따라 매각하면서 실탄을 마련했다.

    자산 매각을 통해 두산건설의 총 차입금은 △2014년 1조7300억원 △2015년 1조2964억원 △2016년 8327억원 △2017년 7598억원 등 지속 감소했고 올 상반기는 6000억원대로 진입했다. 연간 2000억원에 달했던 금융비용도 지난해 900억원대로 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사업부 매각에 따라 주택 중심으로 재편된 점은 불안요소다. 실제로 두산건설의 건축 부문 매출 비중은 2015년 33.1%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 77.9%로 증가했다. 반면 토목환경 부문은 34.2%에서 21.3%로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

    주택 사업은 부동산 경기 변동에 취약한 만큼 두산건설의 추가 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주택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장기 미착공 현장 사업들이 재차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장기 미착공 사업장과 관련한 영업자산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3000억원 규모 PF보증의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며 "주택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만큼 장기 미착공 현장이 재차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5월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을 'BB+'에서 'BB'로 하향했다. 민간건축공사 본격화에 따른 선투입자금, 만기도래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금 등으로 유동성 위험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황덕규 나이스신평 실장은 "수주 확대와 매출 증가 현상을 고려해도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충당하기는 쉽지 않다"며 "1년 내 만기도래하는 총 차입금과 PF 우발채무 비중이 약 90%인 만큼 지속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재무구조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