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동의 얻기 쉽고, 투자회사 역할 명확해져SKT, '지주회사-사업회사' 분활… "비상장사 출범, 사업결정 쉬워져"중간지주사, 텔레콤-하이닉스, 브로드밴드, 플래닛 등 거느리는 지배구조 완성
  • ▲ 박정호 SKT 사장ⓒSKT
    ▲ 박정호 SKT 사장ⓒSKT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올해 중 중간지주사 전환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업계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관련 사안이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다.

    물적분할을 선택하면 주주들의 동의를 얻기 쉬운데다 새로 설립되는 중간지주사의 투자회사로서의 역할이 명확해진다. 아울러 SK텔레콤이 비상장사가 돼 사업 결정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해당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정호 사장이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간담회를 개최, 중간지주사 전환을 선언했다.

    일각에선 SK텔레콤이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한 뒤 투자부문을 중간지주사로 만들 것이란 예측이 있으나, 업계는 물적분할에 무게를 싣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는 박 사장이 그동안 주주총회 등을 통해 인적분할보다 안정적인 물적분할 방식으로 중간지주사 전환의 뜻을 필역해 왔다는 주장이다.

    SK텔레콤 지주회사와 SK텔레콤 사업자회사로 주식을 쪼개 각각 주주들에게 배분하고 독립적 법인이 되는 인적분할과 달리 물적분할은 SK텔레콤 지주회사가 사업부문을 분할해 100% 자회사로 두게 된다. 즉 SK텔레콤 기존 주주들은 지주회사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쪼개지는 사업자회사는 지주회사의 100% 자회사로 비상장사가 된다.

    때문에 기존 권리가 유지되는 주주들의 동의를 얻기 쉬운데다, 그간의 지배구조를 어느정도 유지하면서 투자회사로서의 영토확장을 도모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물적분할을 선택하면 중간지주사가 SK텔레콤 사업회사(통신부문),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플래닛, SK텔링크 등을 거느리는 지배구조가 완성된다.

    사업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자회사 매각이 쉬워져 신사업 육성과 M&A에 유리한 구조가 만들어진다. 업계는 정치권의 잡음 없이 지배구조 개편을 할 수 있고 기업가치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물적분할을 통해 사업자회사가 비상장사로 되면서 실적 공개 등에서 다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놓고 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등 이통사에게 규제와 압박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 속 실적 노출이 자유로워져 이 같은 압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단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들의 적극적인 동의와 ICT 기업로의 몸집불리기를 위해 박 사장이 물적분할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올 상반기 SK텔레콤 내부적으로 다각도의 검토 후 하반기쯤 관련 결정이 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