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최대 국영기업 아람코와 협력 강화 양해각서 체결규제 샌드박스 1호로 국회 수소충전소 허용, 인프라 급물살 수소전기차의 개소세 감면 연장 검토로 판매 확대도 기대
  •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 왼쪽)과 사우디 아람코 아민 H. 나세르 대표이사 사장이 MOU에 서명을 하는 모습.ⓒ현대차
    ▲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 왼쪽)과 사우디 아람코 아민 H. 나세르 대표이사 사장이 MOU에 서명을 하는 모습.ⓒ현대차

    현대차그룹의 수소경제 구현이 국내외에서 새로운 모멘텀을 잇따라 확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해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손을 잡고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의 일환으로 규제가 완화돼 국회 수소 충전소 설치가 허용됐으며, 수소전기차의 개소세 감면 연장 가능성도 높아져 판매 확대도 기대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수소에너지 및 수소전기차가 정부 정책의 뒷받침과 더불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으로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진행된 사우디 아람코와의 협력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지난 25일 사우디 아람코와 수소에너지 및 탄소섬유 소재 개발 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아람코는 전 세계 원유생산량의 12%를 점유한 사우디 최대 국영기업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240억 달러(약 254조원)로 세계 최대의 석유기업이기도 하다.

    즉, 세계 최대의 석유기업이 친환경 재생에너지인 수소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현대차와 손을 잡았다는 점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 아람코는 최근 본사가 위치한 사우디 다란에 자국 내 첫 수소충전소를 설치할 정도다. 그만큼 수소에너지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대세로 자리 잡았고, 그 분야에서 현대차가 기술경쟁력을 갖췄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현재 전 세계의 화석연료(석유, 천연가스) 에너지 의존도는 85%에 이른다. 화석연료의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각종 환경 및 자원고갈 문제로 각국에서는 탈 화석연료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사우디 역시 이같은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태양열이나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는 자연을 이용한 힘이기에 간헐성, 경직성, 지역 편차라는 근본적 한계를 갖고 있다. 즉, 잉여 전력 혹은 전력 부족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발생한 잉여 전력의 저장·운송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주목받게 된 것이 바로 수소에너지이다. 

    수소에너지는 ▲천연가스(메탄), LPG, 갈탄 등을 고온·고압에서 분해해 추출하는 방식 ▲석유화학이나 제철공장의 공정 중에 부산물로 발생한 부생수소를 얻는 방식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발생하는 방식 등으로 생산할 수 있다.

    추출 방식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수전해 방식은 현재 기술로 생산단가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즉, 부생수소를 얻는 방식이 현재로서 가장 저렴하면서 친환경적인 방법이다.

    사우디 역시 석유를 기반으로 에너지원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현대차와의 협력을 모색하기로 한 것.

    특히, 수소에너지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연료전지, 수소 생산, 저장, 운송에 대한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수소전기차가 그 기술 발전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수소전기차는 유럽, 미국, 일본, 중국, 한국 등에서 승용차, 버스, 트럭으로 출시돼 보급 및 실증이 진행되고 있다. 수소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 기업은 20여개로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실증차량까지 포함하면 30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수소전기차 승용의 경우 한국의 현대차, 일본의 토요타와 혼다, 독일의 벤츠가 양산 중이다. 독일 BMW는 토요타와 공동개발해 2020년 출시 예정이며,  미국 GM은 혼다와 수소전기차를 공동 개발 중이다. 아우디는 현대차와 공동개발 MOU를 맺고 2022년경 출시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출시된 수소전기차 승용은 현대차의 투싼ix(2013년)와 넥쏘(2018년), 토요타 미라이(2014년), 혼다 클라리티(2016년)가 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는 경쟁차 대비 항속 거리, 최고 속도, 가속 성능 등 대부분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아람코와의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수소 사회의 수요와 공급 영역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사우디 아람코와 현대차 간 협력을 통해 수소 인프라 및 수소전기차 확대는 물론 미래 수소에너지 중심 사회도 함께 리딩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사우디 아람코와 현대차의 협력관계는 기존 사업뿐만 아니라 미래 신사업에 대한 협력관계까지 의미한다”면서 “이번 MOU가 양사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 ⓒ현대차
    ▲ ⓒ현대차
    한편, 정부는 지난 1월 17일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수소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및 온실가스 감축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40년 연간 약 43조원의 경제효과 및 약 42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의 수소전기차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총 7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맥킨지 전망에 따르면 2050년 수소 산업은 연간 2조5000억 달러의 부가가치와 누적 3000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18%를 수소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 1호로 국회 수소 충전소 설치를 허용하고 지역단위 규제자유특구 제도를 시행하는 등 정책적으로 지원 중이다. 수소 충전소 설치 기준 완화(준주거/상업지역 내 설치 허용, 설치 이격거리 완화 등), 셀프충전 허용, 수소 운송 트레일러 용기압력 제한 완화, 수소전기차 부품 인증기준 개선 등 다방면에 걸쳐 규제 해소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자동차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다음주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 자동차 업계 투자, 소비를 뒷받침할 조치를 담을 것”이라며 “수소·전기차 개소세 감면을 늘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친환경차 보급 활성을 위해 수소전기차에 대해 2017년부터 올해 연말까지 개별소비세 5%를 감면해주고 있다. 연말에 일몰이 도래하기 때문에 이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 ▲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를 수소충전소에서 충전하는 모습.ⓒ현대차
    ▲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를 수소충전소에서 충전하는 모습.ⓒ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