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장·전무·상무 직급 대신 본부장·그룹장 등 직책 중심 전환최 회장 “임원, 꼰대 되지 말고 희생해야 행복한 공동체 조성”‘즉시전력’ 선발 위해 공개채용서 수시채용으로 전환
  • ▲ 최태원 SK 회장. ⓒSK
    ▲ 최태원 SK 회장. ⓒSK
    최태원 SK 회장의 ‘딥체인지’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임원 직급제도를 바꾸고, 직무와 능력 위주의 채용을 위해 신입사원 공개채용도 폐지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다음달 1일부터 부사장과 전무, 상무로 구분했던 임원 직급을 하나로 통합한다. 고위임원회의를 통해 확정한 임원제도 혁신안에 따른 것이다.

    이를 통해 SK 임원진은 서로를 동급으로 간주하고 관리담당 본부장, 정보기술 담당 그룹장 등으로 부르게 된다. 아울러 임원 승진인사도 사라진다. 그간 부사장 및 전무로 승진할 경우 인사를 냈지만, 임원 직급이 하나로 묶이면서 없어지게 됐다.

    SK 관계자는 “임원 신규임용을 제외하면 대표이사 승진 및 선임만 인사 발령을 낼 것”이라며 “맡고 있는 업무가 변해 직책이 바뀔 경우에는 전보 인사를 내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SK의 임원제도 개선은 최태원 회장의 ‘딥체인지’에 따른 것이다. 그는 변하지 않으면 기업이 돌연사할 수 있다며, 늘 조직문화를 바꿔야한다고 강조한다.

    올해 초 신년회에서는 “지위가 올라갈수록 위치와 권위를 생각한다면 꼰대로 변해 조직 성숙도를 떨어뜨린다”며 “임원부터 나서 꼰대가 되지 말고 희생해야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SK그룹은 올해초 ‘임원 공용차량 제도’를 도입했다. 과거 상무급은 그랜저, 전무급은 제네시스를 이용하던 전용차량을 없애고 업무에 맞게 스스로 차량을 선택해 타도록 했다. 또 전용기사 대신 공용기사 제도도 시행 중이다.

    최 회장의 딥체인지 실험은 신입사원 채용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기적으로 매년 상하반기 실시했던 공개채용과 같은 낡은 방식으로는 적재적소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기 어렵다며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SK는 내년부터 공채 비율을 줄이는 방식으로 향후 2~3년에 걸쳐 수시채용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 취업준비생이 토익과 대외활동 등 원하는 직무에 관계없이 공채를 통과하기 위해 쌓았던 ‘스펙’ 대신 전문성을 함양하는데 시간을 투자하라는 선택이다.

    SK는 “수시채용을 통해 업무·부서별로 인력을 채용하면 신입사원도 ‘즉시전력’이 될 수 있다”며 “취업준비생의 혼선을 막기 위해 긴 호흡을 두고 채용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그룹은 다음달 19~22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과 경기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제3회 이천포럼’을 진행한다. 앞선 1~2회와 마찬가지로 올해 포럼의 주제 역시 딥체인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