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쟁률 전국 1위 'e편한세상 남산', 웃돈 1.9억원경쟁률-집값 상승률 등 지정 요건 충족… "지정 가능성 높다"
  • ▲ 지난해 전국 청약경쟁률 1위를 차지한 '남산 롯데캐슬 센트럴 스카이' 견본주택 내. ⓒ롯데건설
    ▲ 지난해 전국 청약경쟁률 1위를 차지한 '남산 롯데캐슬 센트럴 스카이' 견본주택 내. ⓒ롯데건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전국 주택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분양한 대구 아파트 분양권에 1년새 1억원 가량의 웃돈이 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투기과열지구보다 강력한 규제가 적용되는 조정대상지역 선정 요건에 충족되면서 지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6일 아파트투유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청약경쟁률 상위 10곳 가운데 5곳이 대구에 공급된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는 경쟁률 상위 1~3위를 싹쓸이 하면서 지역의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대변했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아파트들은 분양권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며 웃돈도 많이 붙고 있다.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와 각 아파트 입주자모집공고를 분석한 결과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e편한세상 남산'의 전용 84㎡는 4억1000만원에 분양됐지만, 지난 6월 5억9900만원에 분양권 전매가 이뤄지면서 1억8900여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이 단지는 평균 346대 1로 지난해 전국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곳이다.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 284대 1을 기록한 '남산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전용 84㎡도 분양가가 4억9000만원이었지만, 6월 6억3140만원에 분양권이 거래되면서 1억4000여만원의 웃돈이 형성됐다.

    280대 1을 기록한 '복현 아이파크' 전용 75㎡는 4억3000만원에 분양됐지만, 4억5600만원에 거래돼 2600만원의 웃돈이 붙었고, '복현 자이' 전용 84㎡도 5억2500만원에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면서 9500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이처럼 지난해 선보인 새 아파트들에 웃돈이 붙으면서 인기를 누리가 분양권 거래량도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분양권 거래량은 1926건이었지만, 올 상반기에는 2379건으로 지난해보다 23.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청약시장과 분양권 거래시장이 달아오르면서 'e편한세상 남산', '남산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등이 위치한 대구 중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대구 중구로, 2.5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서울(-0.93%)을 비롯한 수도권(-0.95%) 집값이 하락세를 보였고, 지방 역시 집값이 0.88% 하락한 상황에서 유독 오름세를 보이면서 정부의 요주의 대상에 올랐다.

    앞서 중구의 경우 지난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관리지역으로 추가 지정한 바 있다. 최근 집값이 급등하고,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주택시장이 과열되는 조짐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게 원인이다. 앞으로 이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HUG의 분양가 심사 결과에 따라 분양보증 여부가 결정된다.

    주택법상 조정대상지역 지정 요건은 기본적으로 최근 3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해당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는 지역이다.

    이 공통요건을 충족하면서 △주택공급이 있었던 2개월간 해당 지역에서 공급된 주택의 월 평균 청약경쟁률이 모두 5대 1(국민주택 규모 이하는 10대 1)을 초과한 경우 △최근 3개월간 분양권 전매거래량이 전년동기보다 30% 이상 증가한 경우 △시·도별 주택보급률이나 자가주택비율이 전국 평균 이하인 지역 등 세 가지 선택요건 중 하나에 해당하면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중구의 경우 청약경쟁률이 조정대상지역 지정 요건을 넘어선 상태다. 5월 말 청약을 진행한 '대구역 경남센트로팰리스(144가구)'가 1순위에서 평균 15.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앞서 1월 공급된 '남산 자이 하늘채(965가구)'는 1순위 경쟁률이 84.3대 1에 달했다.

    집값 상승률도 요건을 충족한다. 중구는 2분기 집값 상승률이 1.28%로, 같은 기간 대구 소비자물가 상승률 0.78%의 1.6배에 달했다.

    사실 대구를 비롯한 대전, 광주 등 지방 광역시는 지난해 말에도 조정대상지역에 이름을 올릴 뻔한 적이 있다. 당시 일부 지역이 지정 요건을 충족했지만, 수도권과 달리 지방의 경우 규제로 인해 주택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자체 조정기회를 줬던 것이다.

    그러나 올 들어서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데다 갈수록 오름폭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규제지역 지정을 피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부동산학)는 "지가가 상승하는 폭이 높은 대구나 대전 등은 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구의 경우 재개발사업 시점이 된 단지가 많은 만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청약 1순위 자격이 제한되고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전매를 할 수 없게 된다. 무주택가구라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 총부채상환비율(DTI)이 50%로 제한된다. 다만 부부 합산소득이 연 6000만원(생애 최초 주택 구입시 7000만원) 이하인 서민 실수요자는 LTV 70%, DTI 60%로 완화해 적용한다.

    특히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가산세가 10~20%p 적용된다. 2017년 8·2대책에서 새로 생긴 이 양도세 중과 때문에 조정대상지역은 투기과열지구보다 더 강력한 규제지역이 된다.

  • ▲ 지난해 전국 청약경쟁률 1위를 차지한 '남산 롯데캐슬 센트럴 스카이' 견본주택 내. ⓒ롯데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