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유통, 오목교역사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해석지난 9월 '드림 브릿지' 개장오목교 사랑방 역할 자처
  • "여기가 지하철역이야 라운지야"

    바 테이블에 앉아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소파에 앉아 유튜브를 보기도 하고, 공용 테이블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하고 있는 이 공간은 어느 카페나 호텔의 라운지가 아니다. 오목교역 지하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드림 브릿지'의 모습이다.

    지난 5일 대보유통이 운영하는 오목교역 복합문화공간 '드림 브릿지'에 가보니 에이스 호텔의 라운지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드림 브릿지'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공간엔 나무 마루가 펼쳐져 있었다. 기존에 지하철 하면 떠오르는 색은 회색이었는데 역사 내 공간이 나무 마루로 돼 있어서 그런지 자연 친화적이고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는 곳은 정사각형으로 놓인 소파다. 어두운색의 튼튼한 질감의 소파가 묘한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곳에서는 '드림 브릿지'에 위치한 빵집에서 사 온 빵과 커피를 마시며 삼삼오오 수다를 떨기도 하고, 누군가를 기다리며 혼자 휴대폰을 하는 사람 등 각자 저마다의 시간을 편안하게 보내고 있었다. 소파 뒤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공간에는 '지하철 영화제'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소파 대각선에는 큰 검은색 철제 계단식 좌석이 자리했다. 중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모여서 학원 가기 전 숙제를 함께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계단 아래에는 초록색 러그가 깔려있고 식물들을 활용해 실내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조성해놨다. 해당 공간은 문화공연이 있는 날에는 무대로 사용하거나 관람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역할을 톡톡히 할 예정이다.

    중앙 철제 계단 옆에는 비즈니스에 적합한 미팅룸이 자리했다. 노트북이나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을 위해 콘센트, 랜선을 마련해놓았다. 이 공간은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혼자 온 사람들로 붐볐다. 커피와 노트북을 올려놓고 저마다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거나 노트 필기 된 수업 내용을 복습하는 등 스터디 카페처럼 이용하고 있었다. 모든 방문객은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 '드림 브릿지'는 오목교역에서 친근하고 격의 없는 장소를 콘셉트로 '지하철역과 지역 주민을 연결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갖고 기획된 공간이다.

    하루 평균 이용객 수 5만3000여 명(승하차객 합산, 11월 기준)의 지하철 5호선 전체 이용객 순위 4위에 해당하는 오목교역은 기존 지하철 공간과 차별화된 '드림 브릿지'라는 공간으로 재탄생됐다. 머물고 싶은 공간, 사람들이 교류하는 공간, 하나의 플랫폼으로 설계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했다.

    미팅룸을 이용하고 있던 김 모 씨(16세, 양천구)는 "지하철 이용하면서 지나가다 본 이후 일주일에 4번 정도 방문하고 있다"라며 "무료 공간이라 언제든 찾아올 수 있고, 취식도 자유로워서 좋다"고 전했다.

    '드림 브릿지'를 이용하고 있던 이 모 씨(40대, 양천구)는 "지하철 역사 내에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공간이 생겨서 친구들과 사랑방처럼 애용한다"라며 "여기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마실 때도 있고 빵을 먹을 때도 있는데 장소 자체가 지하철 역사가 아니라 카페 같아 좋다"고 평했다.

    대보유통 관계자는 "지역 주민, 인근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일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었다"라며 "지하철 역사 내 휴게 공간을 개방하고 차별화된 분위기를 조성해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공략한 '드림 브릿지'의 전략은 주변 상점의 매출로 이어지기도 했다. 

    '드림 브릿지'는 11월25일 모든 매장이 입점 완료해 의류, 편의점, 식음료(카페, 분식, 디저트),잡화(쥬얼리, 액세서리) 등 총 42개의 매장이 있다. 매출은 식음뿐만 아니라 의류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골고루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그드랍(디저트), 나인(의류), 피그먼트(의류), 이마트24(편의점)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현재 하루 매출 3000만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대보유통 관계자는 "바쁜 현대인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지하철 역사가 쉬어갈 수 있는 일상생활 쇼핑·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