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연합군 조현아…사면초가 조원태한진칼 3월 주총서 표대결카카오·국민연금 캐스팅보트
  •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뉴데일리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뉴데일리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현아 전 대한한공 부사장이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3자 연합군을 형성하면서 경영권 상실 위기에 놓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간 '형제의 난'이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세력 대결 국면으로 확전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연합해 "심각한 위기 상황이 현 경영진에 의해 개선될 수 없다"며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요구하겠다"는 입장문을 최근 발표했다.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에서 조 회장을 몰아내겠다는 선전포고다.

    조 전 부사장 등 3자는 한진칼 주식에 대한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3자는 수차례 만남을 통해 각자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공동 보유하기로 합의하고 법무법인 태평양의 공증과 금융감독원의 변경 신청 등을 거쳐 3월 주총에서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오는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연임 건을 둘러싸고 치열한 표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6.49%), KCGI(17.29%), 반도건설(8.2%)이 보유한 의결권 지분은 총 31.98%로, 조 회장(6.52%)과 특수관계인(4.15%)을 합친 것(10.67%)보다 훨씬 많다.  

    3자 연합군이 형성되면서 조 회장은 힘겨운 경영권 방어 싸움을 벌여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오는 3월 주총에서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통과되려면  적어도 40% 가까운 지분이 필요하다.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줘야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이 22.45%가 된다. 델타항공(10.00%)과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 카카오(1%)의 지분까지 더하면 33.45%가 되지만 3자 연합군'의 지분과 큰 차이가 없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우호지분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진칼 지분 4.11%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최근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까지 의결했는데, 조 회장이 최근 부정 편입학으로 학사 학위 취소 처분을 받은 것 등을 빌미로 조 회장 연임에 찬성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상법상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직전 연도 정기 주주총회일을 기준으로 6주 전에 이뤄져야 한다. 지난해 한진칼 주총이 3월29일에 열렸던 점을 볼 때, 주주 제안까지 남은 기간은 불과 2주 정도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지난해 1월 KCGI가 한진칼과 한진, 대주주 측에 공개 제안한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 내용을 바탕으로 주주 제안을 벌일 전망이다.

    당시 KCGI는 KCGI 추천 사외이사 2명과 외부전문가 3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위원회 설치 등을 포함해 ▲ 지배구조 개선 ▲ 기업가치 제고 ▲ 고객 만족도 개선 및 사회적 신뢰 제고 등 3가지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사면초가에 몰린 조 회장은 외국인 주주와 일반 소액 주주 등을 만족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유인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조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관련 지난 30일 대한항공 승무원들과 함께 우한 교민 368명의 수송을 위한 정부 전세기에 탑승했다. 그는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자가 격리를 위해 귀가한 상태다. 조 회장 역시 이번 주말 휴식을 취한 뒤 조만간 맞대응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