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이천 건설현장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여러 현장 돌아다니며 근무...확산 여부 촉각건설공사 중단시 공기지연 등 건설사 타격 불가피
  • '코로나19(우한폐렴)'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현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중국 출신 근로자가 많은데다 건설업 특성상 여러 현장을 돌아다니며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자칫 확산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경북 성주군 성주대교 확장공사에 투입됐던 건설근로자가 지난 21일 대구 서구보건소로부터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에 공사현장 작업이 중지됐으며 현장에 역학조사가 진행중이다. 

    지난 22일에는 경기도 이천에서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 이들은 한국수자원공사 광역상수도 건설현장에서 일하며 한집에서 생활한 직장동료로 알려졌다.

    특히 건설근로자는 여러 현장을 돌아다니며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 성주대교 근로자의 경우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동안 각기 다른 현장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역학조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다른 산업계보다 건설현장에 중국 출신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5월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 인구는 122만6000명으로 이중 외국인 취업자는 88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국적별로는 '한국계 중국인'이 37만8000명(42.7%)로 가장 많고 베트남인 7만9000명(8.9%), 중국인 5만2000명(5.9%) 순이었다.

    이를 건설업으로 좁히면 조선족 동포가 52.5%, 중국 한족이 26.4%로 전체 취업자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축현장 및 형틀목공, 철근공, 타일공 등의 직종은 중국 출신 외국인 비중이 매우 높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건설현장 인력 수급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건설현장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현장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신도시 아파트 신축현장에도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며 "현장에서 확진자 한명이 발생하면 사태의 민감성 때문에 전체 공사 일정을 올스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사가 연기될 경우 공기지연과 불투명한 공사재개 시점은 건설사로서는 부담이다. 일반적으로 천재지변이나 전염병 확산 등에 따른 공기 지연은 공사별 계약조건에 따라 시공비 상승 및 보상문제가 발생한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 건설공사는 대부분 총액계약으로 진행해 천재지변이나 전염병 등 특별한 사유가 발생해도 공기 연장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 건설사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