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경매로 나온 5층 상가 세차례 유찰…1억190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피해자모임 2008년 통임대…2011년 유니클로 입점 토지·상가가치 동반 상승
  • ▲ 하이해리엇 분양 당시 조감도. ⓒ 뉴데일리DB
    ▲ 하이해리엇 분양 당시 조감도. ⓒ 뉴데일리DB

    전국서 세번째로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곳은 일본 SPA브랜드 '유니클로 명동중앙점'이 입점해 있는 서울 중구 충무로2가 65-9번지 일원 하이해리엇 부지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하이해리엇 ㎡당 가격은 1억8600만원으로 지난해 1억7450만원 대비 1150만원 올랐다. 대지면적이 1319.7㎡인 점을 고려하면 토지가격만 무려 2453억3400만원이나 되는 셈이다.

    여기에 공시지가 현실화율(시세 65.5%)을 감안하면 하이해리엇 ㎡당 시세는 약 2억5017만원으로 전체 땅값은 3299억7423만원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앞서 보도한 비싼 땅값 랭킹 1위 '명동愛타워(약 453억1314만원)'나 2위 '우리은행 명동지점(약 1012억3008만원)' 시세보다 높은 금액이다.  

    집합건축물대장에 따르면 하이해리엇은 지하 1층~지상 11층 규모 철근콘크리트구조로 2004년 3월 첫삽을 뜬후 꼬박 2년만에 지어졌다. 시공은 신세계건설, 자금관리는 한국자산신탁이 맡았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하이해리엇은 17년째 전국 공시지가 1위인 네이처리퍼블릭 건물과 마주보는 황금입지"라며 "여기에 지하철 4호선 명동역과의 접근성이 꽤 우수해 입지적 장점이 큰 토지"라고 설명했다.

    애초 이 땅은 1962년 10월 신모씨외 11인이 갖고 있었지만 2003년 2월 주식회사 월드인월드에 소유권을 넘겼다.

    국토부에 따르면 2003년 당시 이곳의 공시지가는 ㎡당 3490만원으로 현실화율을 반영해 620억원 언저리에 토지거래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되면 월드인월드 현재 투자수익률은 432% 이상이 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 ▲ 2008년 수분양자들이 내건 권모씨 현상수배 전단. ⓒ 하이해리엇 피해자모임
    ▲ 2008년 수분양자들이 내건 권모씨 현상수배 전단. ⓒ 하이해리엇 피해자모임

    하지만 해당 토지와 건물은 소상공인들의 한(恨)이 서린 곳이다. 월드인월드 대표인 권모씨가 하이해리엇 상가분양을 하면서 수분양자 720여명으로부터 분양대금 2500억원중 일부를 빼돌려 잠적한 것이다.

    당시 하이해리엇 점포별 분양가는 16.5㎡ 기준 약 2억5000만원으로 분양가의 45%까지 무이자대출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꾀었다. 또한 '미국 3대백화점 제이씨페니 입점확정' 등 허위·과장광고도 서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옛 월드인월드 관계자는 "우리가 마음 먹고 사기를 치려고 했던 것 아니"라며 "제이씨페니 경우에도 입점추진을 하는 과정에서 제이씨페니 코리아가 없어지는 바람에 진행이 안됐던 것"이라고 항변했다.

    쇼핑몰의 경우 지상 1층을 기준으로 고층일수록 분양가가 현저히 낮아지지만 하이해리엇은 과대광고를 통해 지상 2~4층 분양가가 1층보다 무려 70~90%까지 비쌌던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수분양자 모임은 2008년 권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사기혐의로 형사고소했다. 대출이자를 갚지 못해 상가내 점포가 경매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았다. 2007년 10월 하이해리엇 5층 상가가 감정평가액 2억3370만원에 경매로 나왔지만 세차례나 유찰되며 1억190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3년여 소송끝에 수분양자들은 결심공판서 권씨에 대한 15년 구형을 받아냈지만 2010년 11월 선고 당일 그가 도주하면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현재 권씨는 지명수배중으로 아직까지 잡히지 않고 있다.

    현재 수분양자 모임은 관리단을 구성해 2008년 현재의 '타비'로 쇼핑몰 이름을 바꾸고 층별 '통임대'를 추진, 2011년 1~4층을 유니클로에 임대했다.

    송승현 대표는 "유니클로가 최근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고 있긴 하지만 명동상권내 '키테넌트(핵심점포)'로 상당한 집객효과를 가져왔다"며 "유니클로의 입점은 토지가격 상승과 점포가치를 동반상승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