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한씨, 1965년 9월 건물 매입해 서울양복점 운영 5층짜리 콘크리트건물 땅값 가치 최소 171억이상 추정
  • ▲ 전국서 네번째로 땅값이 비싼 토니모리 명동1호점 토지·건물대장 및 등기부등본. = 박지영 기자
    ▲ 전국서 네번째로 땅값이 비싼 토니모리 명동1호점 토지·건물대장 및 등기부등본. = 박지영 기자

    전국서 네번째로 비싼 땅값은 화장품브랜드 '토니모리 명동1호점'이 위치한 서울 중구 충무로2가 66-23번지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이곳의 ㎡당 가격은 1억7900만원으로 지난해 1억7100만원 대비 800만원 올랐다. 대지자체는 그리 크지 않다.

    토지대장에 따르면 이곳 면적은 71㎡로 오히려 협소한 편이다. 다만 ㎡당 지가가 워낙 비싼 까닭에 건물을 뺀 토지값만 127억900만원에 달했다.

    여기에 공시지가 현실화율(시세 65.5%)을 감안하면 이곳의 시세는 ㎡당 약 2억4075만원으로 땅값의 가치는 최소 170억9325만원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집합건축물대장에 따르면 토니모리가 입점해 있는 이곳은 1959년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만들어진 5층짜리 건물로 연면적은 337.35㎡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해당 땅은 명동상권 중에서도 화장품매장이 밀집된 곳"이라며 "국내화장품이 외국서 인기를 끌면서 관광객을 유입, 토지 가치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에서도 신제품 홍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매장 리모델링을 하고 있어 브랜드끼리 시너지를 발휘, 화장품거리와 같은 장소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애초 이곳은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에 사는 한모(만 94)씨가 서울양복점을 차렸던 곳이다. 토지와 건물 등기부등본을 보면 한씨는 1965년 9월 건물을 매입해 양복점을 운영해오다, 3년 뒤인 1968년 4월 토지까지 매매한 것으로 나온다.

    현재 이 땅과 건물은 한씨와 세 딸이 지분 4분의 1씩을 갖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맏딸인 명희(만 68)씨다. 명희씨는 '한국IT 1세대' 이상철 LG유플러스 전 고문의 부인으로, 건물주인 한씨는 이 전 고문의 장인이다.

    이 전 고문은 김대중 정부때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관료이자 성공한 기업인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버지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에서 전기공학 석사를, 듀크대학교에선 공학박사를 딴 수재다. 한땐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연구원으로도 일했다.

    국내로 들어온 이 전 고문은 곧바로 한국통신에 입사, KT프리텔 사장, KT 사장을 거쳐 DJ정부시절 정통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퇴임 후에는 광운대학교 총장으로 5년간 재임하다 2010년 1월 LG유플러스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2017년 3월까지 상임고문을 지냈다.
       
    물론 탄탄대로만 걸었던 건 아니다. LG유플러스 상임고문직에서 내려온 지 한 달 만에 중국 화웨이 본사 총괄고문을 수락해 업계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