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만 무려 752억6400만원…전년比 ㎡당 1450만원↑2005년 11월 '우리銀 명동지점→복합금융센터'로 변신
  • ▲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 전경. ⓒ 뉴데일리DB
    ▲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 전경. ⓒ 뉴데일리DB

    지난 2005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싼 땅 1위가 바뀐 역사적인 해다. 

    1990년부터 2004년까지 15년간 표준지 공시지가 1위 자리를 꿰찬 곳은 서울 중구 명동2가 33-2번지 '우리은행 명동지점'이었다. 그러다 2005년 전국서 가장 비싼 땅으로 서울 중구 충무로1가 24-2번지 '명동愛타워(옛 명동빌딩)'가 올라섰다. 현재 해당건물 토지가격은 ㎡당 1억9900만원이다.

    지난 2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 ㎡당 가격은 1억9200만원으로 지난해 1억7750만원보다 1450만원이 올랐다. 이곳 대지면적이 392㎡인점을 감안하면 땅값만 무려 752억6400만원이나 된다.  

    15년만에 표준지 공시지가 순위가 바뀐 것은 상권이동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하차해 '눈스퀘어(옛 아바타몰)~우리은행 명동지점~명동성당'으로 이어졌던 중심상권이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주변 '밀리오레~M플라자(옛 유투존)' 구간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명칭이 바뀔때마다 명동지점 부지 소유주도 바뀌었다. 토지대장과 토지등기부를 보면 명동지점 부지 소유주는 1999년 2월10일 한국상업은행에서 한빛은행으로 명칭이 변경됐고 2002년 6월4일 지금의 우리은행으로 변경됐다.

    1962년부터 줄곧 우리은행 전신인 한국상업은행이 소유한 까닭에 매매거래는 단 한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은행 시초는 1899년 고종황제 뜻에 따라 내탕금으로 세워진 대한천일은행이다. 대한천일은행은 1899년 조선상업은행으로 개명됐고, 1950년 한국상업은행으로 행명을 바꿨다.

  • ▲ 서울 중구 명동2가 우리은행 명동지점 토지대장 등. = 박지영 기자
    ▲ 서울 중구 명동2가 우리은행 명동지점 토지대장 등. = 박지영 기자

    상업은행(現 우리은행) 명동지점은 우세한 입지 덕에 개점직후부터 탄탄대로를 걸었다. 1960~1970년대엔 경방주식회사, 대한중석 등 국내 무역회사 거래지점으로 여수신 등 모든 부문서 금융권 1위를 차지했다.
     
    또 1980년~1990년대초엔 사채자금이 몰리면서 만성 자금부족에 시달리던 국내경제에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은행내 최고 지점으로 명성을 누렸다.

    하지만 1997년 12월 외환위기 직후 사정이 달라졌다. 각고 노력끝에 우리나라는 IMF 차입금 195억달러 조기상환과 함께 2001년 9월엔 세계 5위 외환보유국으로 거듭났다. 금리는 하향 안정화됐고 시중자금은 넘쳐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본사의 강남 이전과 증권사 여의도 이전까지 겹치며 악화일로를 걸었다.

    이 시기 한국상업은행도 격변을 겪었다. 정부의 금융 구조조정 압박 속에서 외자유치 등으로 퇴출을 면하긴 했지만 이렇다 할 결실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1998년 7월말 한일은행과 합병을 결정 1999년 1월 한빛은행으로 개명했고, 2001년 평화·광주은행을 합병한뒤 2002년 5월 현재의 우리은행으로 행명을 바꿨다.

    그럼에도 과거 영화(榮華)는 재현되지 않았다. 명동지점은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한때 200여명에 달했던 직원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명동지점은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2005년 대대적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갔다.

    건물 연면적을 56㎡로 증축하고 건물외관도 개조했다. 명칭 역시 기존 우리은행 명동지점에서 은행·증권·투신·카드·종금업무를 통합 운영하는 우리금융프라자로 변경하며 옛 영화 찾기에 나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는 명동 핵심상권내 코너에 위치해 있고 상권내에서도 가장 넓은 도로폭을 갖추고 있다"며 "소비력이 높은 입지로 많은 유동인구로부터 건물을 노출시킬 수 있어 홍보효과도 상당한 곳"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