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술 들어간 구동칩 제재삼성·LG 등 국내업체 실적 타격 미미할듯화웨이 비중 높은 BOE 고심… OLED 확대전략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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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강화되면서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반도체의 한 종류인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칩(드라이브 IC)도 제재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화웨이를 등에 업고 중소형 OLED 점유율을 늘려나가던 중국 대표 패널업체 BOE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화웨이 패널 공급이 오는 15일부터 중단될 전망이다.

    미국 소프트웨어나 기술로 개발, 생산한 반도체를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추가 제재안이 15일 발효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애플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만큼 굳이 사전승인 신청까지 하면서 미국 측 심기를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통상 디스플레이 패널 뿐만 아니라 함께 부착되는 칩을 더해 패키지로 납품하는데, 미국 기술기반의 ARM 설계로 만들어진 디스플레이 칩들은 현재 대체재가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화웨이에 패널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셈이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화웨이 비중이 크지 않아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실적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중국 BOE의 타격은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BOE는 협력관계를 구축한 화웨이 매출 비중이 압도적인 만큼 포기할 수 없는 고객사다. 하지만 BOE는 애플과 삼성전자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미국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거스르기도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BOE는 LCD 시장을 장악한 후 화웨이 덕에 중소형 OLED 점유율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던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집계 결과 올 2분기 기준 BOE의 글로벌 스마트폰 OLED 점유율은 11.9%로, 72.1%를 기록한 삼성디스플레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이번 화웨이 제재는 지난해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사실상 화웨이에 공급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화웨이 비중이 작아 이번 제재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화웨이 비중이 큰 BOE는 고심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