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준공 나홀로 단지, 대규모 신축 탈바꿈 계획커뮤니티·조경·상업시설 조성해 편의성·집값상승 기대
  • 재건축보다 규제가 덜하고 진행 속도가 빨라 최근 선호도가 높아진 리모델링 사업에 통합 바람이 불고 있다. 대단지로 탈바꿈해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대 소규모 아파트들이 통합 리모델링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포한신타워(250가구), 블루힐하우스(125가구), 잠원중앙하이츠(126가구), 킴스빌리지(160가구) 등 1~2개 동으로 구성된 나홀로 아파트들이 통합리모델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 아파트들은 1990년 초·중반대에 준공된 단지로 건축연한(15)을 충족해 리모델링을 진행할 수 있는 곳들이다. 지리적 위치가 가깝고 소규모 단지라서 개별대신 통합 리모델링을 진행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합설립을 목표로 각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통합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설립을 논의해 주민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첫 발을 뗀 단계다. 한 입주민은 "추진위 설립을 위해 리모델링 사업 의지가 있는 소유주들이 뜻을 모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소단지들이 통합 리모델링 방식을 택하는 것을 눈여겨 보고 있다. 주민 동의율을 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성공만 하면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이 많은 편이다.

    대단지 아파트에 들어서는 헬스장, 도서관, 게스트하우스 등 각종 커뮤니티 시설로 입주민 편의성을 높이고, 가구수가 대폭 늘어 랜드마크 아파트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 거주 인원이 많을수록 입주자들이 분담해 납부해야하는 공용관리비도 절감 가능해 대단지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이같은 이유로 지난해부터 리모델링 업계에서는 개별 대신 통합방식이 유행처럼 번졌다. 

    용산구 강촌, 이촌코오롱 아파트가 통합 리모델링 협약을 체결하고 2000여 가구 대단지 조성을 계획 중이며, 동작구에서는 우성 2·3차, 극동, 신동아 아파트가 통합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극신'은 5000가구 이상 대규모 단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구로구에서는 심도림 우성 1·2·5차 아파트가 통합으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최근 개최한 현장설명회에 GS건설이 단독 참여하는 등 사업 절차를 밟고 있다.

    입주민들은 입지적 강점이 뛰어나지만 나홀로 아파트라 저평가됐던 부동산 가치를 통합 리모델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 조합 관계자는 "최근 1군 건설사의 대단지 새 아파트 집값 상승 속도가 빠른데 나홀로 아파트를 보유한 이들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통합 리모델링으로 그동안 저평가된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도 통합 리모델링 방식을 우호적으로 평가한다. 단독 리모델링을 수주할 때보다 일반분양물량을 조금이라도 더 늘려 수익성을 확보하고, 브랜드 파워도 더 크게 발휘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신축 대단지 아파트 희소성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유주 입장에서도 개별단지보다 통합 리모델링 방식을 더 선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