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첫 '분기 영업익 1조' 바탕 공격 투자EV 배터리-소재 중심 석유화학 포트폴리오 다변화소송 합의금-IPO 통한 재무안정성 제고… "선순환 사이클 진입"
  • ▲ LG화학. ⓒ권창회 기자
    ▲ LG화학. ⓒ권창회 기자
    창사 첫 분기 영업익 1조원을 돌파한 LG화학이 연간 영업익 5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상 최대치일뿐더러 최근 3년 합산 영업이익보다 큰 규모로, 비약적 실적 개선을 뜻하는 '퀀텀점프'를 시현할 공산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호황기가 유지되는 데다 에너지솔루션과 첨단소재 부문의 증설 효과가 반영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LG화학은 연결 기준 매출액 10조원, 영업이익 1조3637억원의 2분기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2분기 6조원 이후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처음으로 분기 매출액 10조원을 돌파, 전분기 9조원에 이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재차 갱신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2분기 5716억원에 비해 138%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석유화학 부문은 여수 제2 NCC 가동과 함께 NB라텍스, 탄소나노튜브(CNT) 등 고부가 제품의 신규 생산설비 가동에 따른 매출 및 견조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ABS, PVC, 합성고무, BPA 등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무엇보다 1분기 여수NCC 트러블 관련 500억원 수준의 일회성 비용을 고려할 때 화학 부문 실적은 추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솔루션은 전기자동차 판매량 증가에 따른 자동차 전지 및 원통형 전지 매출 성장이 전망되며 증설 라인 조기 안정화 및 원가 절감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이 지속될 계획이다.

    첨단소재 부문은 양극재 공장 신규 라인 추가 가동 및 OLED 소재 출하 확대 등 배터리 소재 사업 성장에 따라 매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생명과학 부문은 소아마비 백신 신제품인 유폴리오의 유니세프 공급이 시작되며 매출 확대가 전망된다. 팜한농은 최근 원료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등이 예상되지만, 작물보호제 및 고부가 특수비료 판매 확대 등으로 전년대비 매출 및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다.

    연간 실적은 비약적인 개선이 기대된다. 매출액 42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30억원에 비해 39.9% 증가한 수준이며 영업이익(1조원)은 197%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직전 3년간(2018~2020년) 합산 영업이익 4조9123억원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영업이익률도 12.7%로, 2017년 11.3%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로 올라설 전망이다.

    석유화학 부문은 일부 경쟁 심화 요인이 있지만, 백신 보급 확대 및 각국 재정 투입 증가로 석유화학 수요가 하반기로 갈수록 증가할 가능성이 크며 NCC, NB라텍스, CNT 증설 효과가 발생하면서 물량 측면의 증가 및 원재료 자급률 확대가 예상된다.

    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내외 생산능력 30만t을 보유하고 있는 LG화학은 연내 독일, 2022년 미국 내 테슬라향 원통형 전지 증설을 통해 공급 부족에 대응할 예정이다.

    테슬라향 판매량 증가 외에도 IT향 수요도 견조해 타이트한 공급 여건을 갖췄다. 하반기 원통형 생산설비 가동에 따라 추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첨단소재 부문 역시 양극재 신규 라인 가동 및 OLED 전환 가속화로 추가적인 증익이 예상된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중 석유화학의 궤적은 '상고하중'을 전망한다"며 "연중 공급 증가량에 비해 수요 반등 폭이 큰 만큼 공급 여건 완화라는 시장의 우려는 하반기 해당 시점에 신규 설비들의 가동 여건에 따른 수급 변동을 검증해도 늦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에너지솔루션은 연중 우상향하며 첨단소재의 자동차·배터리 소재의 성장 역시 호실적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덧붙였다.
  • ▲ LG에너지솔루션-GM의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 중인 공장. ⓒ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GM의 배터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설립 중인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증권가에서는 호황을 바탕으로 전 방향에서 공격적인 투자가 시작됐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석유화학의 NB라텍스 증설(기존 17만t에서 2025년 100만t 목표), 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증설(기존 5GWh에서 2025년 145GWh 목표), 첨단소재의 양극재 증설(기존 4만t에서 2025년 26만t) 등이 성장 모멘텀을 지속시켜줄 전망이다.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카자흐스탄 프로젝트 철수 이후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검토가 제한된 상황이었으나, 말레이시아 등 해외 진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생분해성, 바이오 기반 제품을 하반기 출시 등을 계획하고 있다.

    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이슈에도 △GM과의 북미 투자 △오하이오주, 테네시주 △ESS 수요 증가 대응 등 전략적 방향으로 수주를 늘려갈 것이다.

    특히 양극재를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를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첨단소재 매출액을 올해 약 4조9000억원에서 5년 내 두 배 이상 성장시킬 계획이다.

    실제로 올해 초 방열재, BAS, 음극 바인더, 양극 분산제, 전해액 첨가제 등 여러 사업 부문에 산재해 있던 배터리 소재 관련 사업을 첨단소재 부문으로 통합했다. 또 LG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분리막 사업 이관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존 소재 외에 소재 사업을 추가하고자 JV, M&A 등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늦어도 3분기 내에는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생명과학 부문의 중장기 모멘텀도 고려 대상이다. LG생명과학 합병 이후 약 6000억원의 R&D 투자와 전방위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10여개에서 40여개로 확대했다. 이 중 절반은 전임상과 임상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신약개발을 위한 R&D 투자 역시 가속할 전망이다. LG생명과학 시절에는 백신, 당뇨, 바이오의약품 중심이었다면 합병 이후에는 항암, 면역, 당뇨 및 대사질환으로 사업 모델이 전환됐다. 합병 전 310명의 연구원 규모도 지난해 말 460명으로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위한 재원은 호황을 통한 자체 영업현금흐름과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 합의금 및 올해 말~내년 초로 예정된 에너지솔루션 IPO 등을 통해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석유화학 슈퍼 사이클 진입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LG화학의 재활용 플라스틱 및 배터리 소재 사업 확장, 간접적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공격적인 해외 증설에 대한 재무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실장도 "우수한 경쟁 지위를 바탕으로 한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유지와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전지 부문의 실적 개선 전망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현금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차입 규모 관리 등 재무안정성의 점진적인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기 보고서 분석 결과 1분기 기준 부채 규모는 25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 19조원에 비해 5조원(27.1%)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127%로, 2016년 43.9% 이후 1분기 기준 5년 연속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