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실리콘웍스→LX세미콘… 사명 변경 맞춰 힘싣기 시동국내 1위 팹리스 업체… 매출 91%↑, 영업익 406%↑상사 6000억, 실리콘 2000억 등 실탄 확보
  • 지난달 출범한 LX그룹이 본격적인 진용 갖추기에 들어갔다. 승부사 구본준 전 LG그룹 고문이 사령탑을 맡은 만큼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사업 투자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1일 LX그룹에 따르면 오는 25일 LX홀딩스로 계열분리된 기업들의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LG상사, LG하우시스는 이번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사명 교체, 사업 분야 확대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그룹 맏형격인 LG상사는 LX인터내셔널로, LG하우시스는 LX하우시스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상장사인 실리콘웍스는 LX세미콘으로의 변경이 유력하다.

    외형적으로는 LG상사와 LG하우시스가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은 실리콘웍스의 부상을 점치고 있다. 성장세의 꼭짓점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기존 사업부 보다 전망이 밝은 반도체 팹리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실리콘웍스에 힘을 싣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LG상사의 연간 매출은 2017년 12조8272억원 이후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매출 11조2826억원 중 영업이익은 1598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1.4% 수준에 그친다. 과거 대기업의 수출창구 역할을 맡았던 입지가 통신기술 첨단화로 좁아지면서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은 과제다.
  • 반면 실리콘웍스는 2019년 영업이익 473억원에서 지난해 942억원으로 2배 가량 성장했고 올해 1분기에만 592억원을 벌어들였다. 매출은 91%, 영업이익은 406% 뛰어오른 것이다. 연말 시장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2000억원을 넘어선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T, TV 패널 수요 호조세, 하반기 애플의 신제품 출시 효과와 더불어 디스플레이 집적회로(DDI) 공급 부족 사태로 인한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며 "이를 반영한 올해 실적은 매출액 1조7700억원(전년대비 +53%), 영업이익 2579억원(전년대비 +174%)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실리콘웍스의 사업분야가 DDI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 중 86.38%가 DDI 사업에서 발생했다. 때문에 구 회장이 전폭적인 투자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 회장은 금성반도체를 시작으로 LG반도체 대표, LG필립스 LCD 대표를 지내는 등 반도체 분야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상사는 지난해 베이징 부동산과 해외투자 지분을 매각해 6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실리콘웍스도 2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는 등 실탄을 계속 쌓고 있다는 점도 사업 확대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SK하이닉스의 전신인 LG반도체의 뼈아픈 매각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본 구 회장에게 반도체 기업 실리콘웍스는 남다른 의미"라며 "선택과 집중에 강한 구 회장이 사업확장을 선택한다면 실리콘웍스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