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압박에 떠밀려 4세대 실손 판매 강행설계사 고용보험료 연간 1800억원 추정 장마철 맞아 車보험 손해율 상승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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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업계가 내달 진행되는 4세대 실손보험 출시와 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 등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적자가 예상되지만 당국의 압박으로 출시를 강행했기때문이다. 설계사 고용보험도 연간 1800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손해보험사들은 내달 장마철을 앞두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을 수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내달 4세대 실손보험 판매로 적자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장범위를 기존 상품과 유사한 1억원 수준(급여 5000만원, 비급여 5000만원)으로 책정했지만 보험료 차등 적용 및 자기부담률을 높여 기존 상품보다 보험료가 낮아진다.

    금융위원회는 2017년 출시된 新실손 대비 약 10%, 2009년 이후 표준화 실손 대비 약 50%, 표준화 前 실손 대비 약 70% 정도 보험료가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손 상품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이 100%를 넘고 있는 보험사들에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합산비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가입자에게 보험료로 100원을 받았지만 보험금 지급과 사업비 등 상품 유지를 위해 100원 이상을 썼다는 얘기다.

    4세대 실손 판매를 확정한 보험사는 총 15개사(손보사 10개, 생보사 5개)로, 각사의 지난해말 기준 실손 합산비율은 ▲메리츠화재 120.7% ▲롯데손보 123.9% ▲MG손보 133.9% ▲흥국화재 138.5% ▲삼성화재 112.2% ▲현대해상 139.8% ▲KB손보 131.6% ▲DB손보 128.1% ▲NH농협손보 122.9% ▲한화손보 126.7% ▲한화생명 101.3% ▲흥국생명 109.5% ▲삼성생명 98.5% ▲교보생명 121.2% ▲NH농협생명 125.5% 다.

    이를 이유로 일부 생보사들은 4세대 실손 판매를 포기하기도 했으나, 기존 실손 가입 고객들을 위한 '전환용 4세대 실손'을 운영해야해 해당 업체들도 적자 운영이 사실상 불가피하다.

    ◆ 설계사 고용보험료 의무화… 연간 1800억원 추산

    내달 시행 예정인 고용보험 의무화도 부담이다. 고용노동부가 특수고용직 종사자에 보험설계사를 포함시키면서 보험사들은 앞으로 설계사들에 대한 고용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보험료율은 1.4%로 특고 종사자와 사업주가 각각 0.7%씩 부담한다. 업계에선 보험사들이 연간 부담해야 할 보험료로 약 1800억원을 추산하고 있다.

    한때 저성과자들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리스크를 상쇄할 것이란 관측도 있었으나, 업계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사회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해당 법안을 시행하고 있는 만큼, 당국의 규제를 받는 보험사들이 당국의 의중을 뒤엎는 인력감축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 시국임에도 여전히 설계사 중심의 대면영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보험판매업 특성상 고객 인프라를 보유한 경력직 설계사들의 충원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해말 기준 보험료 대면모집 수익 비중은 생보, 손보업계 각각 98.6%, 87%를 차지했다.

    ◆ 장마철 '車보험' 손해율 상승 우려

    손보사들은 7월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 빗길 사고 및 차량 침수 피해 등이 증가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라갈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7~80% 수준이나, 지난해 7월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85.55%에 달했다. 

    삼성화재 85.9%, 현대해상 85%, DB손보 86.5%, KB손보 84.8%를 기록했다.

    지난해 경우 코로나 여파에 따른 자동차 이용 감소로 손해율이 크게 오르진 않았지만, 올해는 코로나 접종이 시작되면서 손해율이 90%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실제 2019년 7월에는 주요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90% 안팎의 수준을 기록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장마철 날씨는 불확실성이 커 해당기간 태풍 피해까지 더해질 경우 손해율이 90% 이상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