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투자자' 꿈, 대학생 수익률 대회로 특채 입사 올해 16년차 증권맨, 12년간 잃지 않는 투자 실현고객 수익률 우선, 고정관념 깨고 세상 변화 읽어야운용 랩 수익률·규모 1위, 스승·롤모델 존재 원동력
  • ▲ 김창주 유안타증권 금융센터압구정본부점 차장. ⓒ정상윤 기자
    ▲ 김창주 유안타증권 금융센터압구정본부점 차장. ⓒ정상윤 기자
    “12년간 손실을 내본 적이 없습니다. 투자 최전방에서 세상의 변화를 읽어낸 거죠. 종합주가지수가 10년째 제자리 머물 때도 10배 수익을 냈습니다.”

    김창주 유안타증권 금융센터압구정본부점 차장은 지난달 15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12년 연속 ‘잃지 않는 투자’가 가능했던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매년 손실 없이 고객이 원하는 수익을 내는 스페셜 프라이빗뱅커(PB)는 국내 30명이 안될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제가 여기에 포함된다”고 확신했다.

    김 차장은 전업 투자자의 꿈을 키워오다 오직 주식이 좋아서 증권사에 취업한 케이스다. 동양증권 시절 대학생 수익률 대회 참가를 계기로 2006년 특채의 기회를 얻었다. 동양의 주식 동아리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맺은 인연도 이어지면서 그랜드본부점에서 PB로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양재지점, 서초지점을 거쳐 압구정본부점에서 9년 넘게 활약 중이다. 

    입사 첫 달부터 김 차장은 회사 내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두각을 드러냈다. 실적 기준으로는 전체 직원 중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초반 손익분기점(BEP) 개념 조차 생소했지만 ‘고객 돈을 가장 많이 벌어주는 직원이 되겠다’는 목표만으로 사활을 걸었다. 때문에 고객 수익률보다 실적이 우선 시 되는 영업 환경에 대해선 적지 않은 경계감이 생겼다. 

    김 차장의 오랜 스승이자 든든한 버팀목인 정양원 압구정본부지점장 영향도 컸다. 그는 “실적 위주에 대한 거부 반응이 있던 중 거액 고객을 만나게 됐다”며 “당시 타 지점 선배였던 정양원 지점장님이 ‘내 가족 돈으로 생각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김 차장은 운용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실적이 따라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초반 자산 규모는 상위권에 오른 반면 실적은 중하위권에 그쳤다. 고객 수익률 위주로 하면 실적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라며 “어느 정도 자산규모에 도달하면 상황이 다르다. 예를 들어 10억원은 매매를 여러 번 해야 하지만 100~200억원은 조금만 매매를 해도 실적이 많이 잡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한 번 손실의 아픔도 있었으나 PB로서 한층 전력을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 지난 2009년 그의 판단 미스로 30% 가량 손실이 발생했다. 그러나 1년 만에 수익률 회복에 성공하면서 고객 신뢰 역시 두터워졌다. 안정적 운용과 압도적 수익률로 증명된 만큼 지인 소개를 통한 고객 유입이 끊이지 않았다. 현재 관리 고객만 500여명이 훌쩍 넘는다. 

    김 차장은 “기존 5~10년간 거래를 이어온 고객들이 지인 소개에 나서면서 관리 고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주식 매매 시 주문 기록 등 업무 처리상 한계에 직면하게 됐다”며 “작년부터 제 고객 관리를 위해 랩 운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도 월 40억원의 자금이 모이면서 1년 만에 PMA(PB Managed Account) 운용 자산 규모 1위를 차지하게 됐다. PMA는 영업점 PB들이 직접 운용, 관리하는 계좌로 랩어카운트의 일종이다. 기존 고객 계좌와 타 지점 위탁 계좌 비중이 절반씩이다. 랩 수익률 마저 1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압구정본부점에서 근무한지 10년이 채 안되는데 전체 운용자산은 25배가 늘었다. 이 중 12~13배에 해당하는 규모는 수익을 낸 것이고, 나머지는 랩 운용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 ▲ 김창주 유안타증권 차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 소재 유안타증권 금융센터압구정본부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김창주 유안타증권 차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 소재 유안타증권 금융센터압구정본부점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김 차장은 종목 발굴이나 투자 시 공식 루틴이 없다. 삼성전자부터 시가총액 100억원 규모 기업까지 가리지 않되 국내 주식만 투자한다. 미래 성장성이나 재무제표 요건은 기본이다. 투자의 최전방에서 세상의 트렌드를 읽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투자를 목적으로 국내 기업을 분석하면 외국 주요기업 경쟁사들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며 “고정관념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역사적 지식이나 주관적 판단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한일 무역분쟁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 결정으로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김 차장만은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경제 대국 일본에 맞설 만큼 대한민국도 강대국 반열에 올랐다는 근거를 속속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후 한국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판로 개척에 나서거나 일부 소재는 국산화했다. 한 달여 만에 승부가 나면서 김 차장의 통찰력도 조명을 받았다. 

    또 다른 방법은 불황인 업종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는 “영원한 불황은 없으며, 투자는 사이클”이라며 “불황에 직면한 업계 1위 기업은 축적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버티겠지만 수익률은 크지 않다. 반면 생존 기업 중 소규모 기업의 경우 성장 탄력이 엄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차장은 이러한 변화를 꿰뚫고 고객들에게 꾸준한 수익률로 증명해 보이는 만큼 직업 만족도가 높다고 자부했다. PB업무를 시작한 지 4~5년 만에 ‘고객 돈을 가장 많이 벌어주는 직원이 되겠다’는 목표를 달성한 데 이어 우연히 강연을 계기로 롤 모델을 만난 것도 지금까지 원동력이 됐다. 타 증권사의 문필복 전무가 대상이다. 

    그는 “큰 돈을 벌며 소위 잘 나갔던 증권맨 가운데 고객 돈을 벌어줬다는 직원은 누구도 없었다. 실력 없이 방송에서 부풀려진 인물이 대부분인데, 머릿속으로만 그린 존재를 직접 만나게 돼 감동이었다”며 “인생을 살면서 진정한 롤 모델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강연 이후 인연은 이어지지 못했지만 저만의 투자 철학과 목표를 세워 제 길을 달려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