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현금성 자산만 1조구본준號 M&A 시동연말 지분정리 시점 맞춰 외연확장 가시화 전망
  • LX하우시스(옛 LG하우시스)가 한샘 인수전에 참전하면서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본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내 구광모 LG그룹 회장과의 지분정리가 마무리되면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하는 경영 참여형 PEF에 3000억원을 출자키로 했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우리의 건축자재 사업역량과 국내 1위 인테리어 기업인 한샘의 영업 노하우를 더하면 큰 시너지가 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앞서 투자를 요청한 롯데, 신세계, 현대리바트에 이어 LX그룹도 인수전에 가세하게 됐다. 설립 51년만에 매물로 나온 한샘의 경영권을 포함한 매각금액은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과 관련 특수관계인 지분 30.21%에 대한 인수 가격이다.

    LX하우시스의 한샘 인수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그룹 계열이었던 2019년 인수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홈퍼니싱 시장이 지금만큼 크지 않은데다,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계열분리 이후 구본준 회장이 진두지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LX인터내셔널, LX세미콘, LX MMA 등 B2B(기업간거래)에 치중된 사업영역을 B2C(기업소비자간거래)로 확대하는게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확산된 집콕 문화가 홈퍼니싱 시장을 급성장 시켰다. 통계청에 따르면 홈퍼니싱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조원에서 2023년 18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 ▲ 구본준 LX그룹 회장ⓒ자료사진
    ▲ 구본준 LX그룹 회장ⓒ자료사진
    실제로 이번 한샘 투자결정은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지난 5월 계열분리 이후 안정화를 모색했던 구 회장이 본격적인 승부사 기질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LX그룹 총 자산은 7조원 규모로 재계 50위를 벗어나지만,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1조원이 넘는다.

    여기에 꾸준히 상장설이 돌고 있는 LX판토스의 IPO가 실현되면 조달될 자금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737% 상승한 LX세미콘의 증자도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B2B에 치중한 현재 사업구조로는 투자자들에게 장기 비전을 제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B2C 진출의 성공 여부는 결국 자금 확보가 1차 숙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건은 구 회장이 확보된 자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한샘 인수를 시작으로 다양한 사업영역으로 진출할지, 선택과 집중으로 특정사업에 집중투자할지가 관심사다. LX그룹 형님격인 LX인터내셔널은 사업 목적에 2차전자, 헬스케어, 디지털콘텐츠 등을 추가했고, 국내 1위 팹리스 기업 LX세미콘도 반도체, 반도체 제조장비, 응용부품 설계, 제조 등을 더했다. 전방위적 사업확장을 시사한 셈이다.

    시점은 구광모 회장과의 지분정리가 끝나는 연말·연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G와 LX홀딩스 지분구성은 구광모 회장 15.95%, 구본준 회장 7.72%다. 양 측이 지분을 맞바꾸는 방식으로 정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LX그룹 관계자는 "아직 지분정리 시점은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경영권 분리가 분명히 이뤄졌기 때문에 향후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