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데일리 DB
    ▲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데일리 DB
    요즘 세간의 화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다.

    사업이 시행된 지 몇 년이 지난 상황에서 갑자기 이 사업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혜성처럼 등장한 한 민간 시행 업체 때문이다.

    건설 분야 실적이나 경험도 없이 5천만 원의 자본금으로 사업을 시작해 5년여 만에 무려 1천배가 넘는 투자 수익을 올린 '화산대유자산관리'가 그 주인공이다. 

    투자의 귀재 워렌버핏도 울고 갈만한 11만%의 수익률을 달성한 이 업체는 공교롭게도 과거 이 지사를 인터뷰했던 언론인 출신 김모씨가 100% 지분을 가진 개인 회사다.

    김씨는 본인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6명의 지인들까지 사업 투자에 끌어들여 총 투자금 3억5천만 원으로 4천억 원을 벌어 들였다. 언뜻 보면 영화나 소설 속 주인공 이야기인가 싶지만 현실에서 벌어진 일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대장동 개발 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주축이 돼 성남시 대장동 일대 96만8천890㎡ 부지에 1조1천500억 원을 들여 5천903가구를 건설하는 신도시급 개발 프로젝트로 이 지사가 본인의 시장 재임 기간 중 최대 치적으로 내세운 일이다.

    물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가뜩이나 주택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먼 미래를 내다보고 맹지를 개발해 시민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한 점은 높이 살만하다. 과거 100% 민간으로 추진됐던 사업을 50%라도 관이 개입해 민간에서 모두 가져갈 개발 이익을 시민의 몫으로 일부 돌렸다는 이 지사의 자화자찬에도 토를 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 지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가 힘든 것은 특정 개인들이 공공에 돌아간 몫보다 더 큰 과실을 얻어갔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민 주거 문제 해결을 그렇게 강조한 이 지사가 과거 성남시 수정구 제1공단 부지에 대해서는 본인의 공원 조성 공약을 실천해야 한다며 아파트 개발을 막았다 한 민간 업체로부터 소송을 당해 290억 원을 배상할 처지에 놓인 최근 사례와도 너무 대조적이다. 

    어떤 업체는 성남시의 제동으로 개발이 막혀 막대한 손실을 입고, 어떤 업체는 온갖 특혜 의혹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막대한 개발 이익을 챙겨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화천대유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얻은 1천800여억 원보다 4배 가량 많은 수익을 가져갔다. 사업에 따른 배당금은 물론 개발 부지에 대해 직접 시행까지 해 수천억 원의 추가 개발 이익까지 얻었다.

    공공개발의 탈을 쓰고 특정 개인들이 몇천만 원의 돈을 투자해 단기간에  수천억 원을 벌었으니 이번 의혹을 지켜보는 대부분의 서민들이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런 와중에 이 지사는 언론과 정치권에서 다양한 의혹을 쏟아내며 해명을 요구하자 기자회견을 자처해 '허위사실'로 못 박고 관련 의혹을 제기한 이들에게 사과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해당 사업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성남시의 리스크를 없애고 민간 업자들에게 개발 책임을 돌린 매우 성공적인 사례"라며 특혜 의혹을 일축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이 지사 측은 이번 의혹에 야권 유력 정치인의 자녀가 거론되자 이때다 싶은 듯 '야권 게이트'라며 화살을 돌리려 하고 있다. 본인이 주도한 사업에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 '적반하장도 유분수'란 말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이 이 지사에게 해명을 요구하는 부분은 간단 명료하다.

    "왜 공공이 주도한 사업에서 특정 개인들이 막대한 수익을 챙겨 갔는지", "실적이 전무한 신생 업체가 사업을 주도하게 된 과정과 배경은 무엇인지", "특정 개인들이 막대한 수익을 챙겨 가는 과정에 관청의 비호나 특혜는 없었는지".  

    이 지사가 진정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다면 이번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야권의 국정감사 증인 요청을 받아들이고 떳떳하게 하나하나 풀면 될 일이다. 

    이 지사의 속 시원한 대답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