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분기 매출 첫 '70조' 돌파LG전자 18조8천억 육박하며 기록 경신팬데믹 불구 '반도체·폴더블폰·가전' 호황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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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 효과로 올 3분기에도 '역대급' 매출을 거두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다만 LG전자는 GM 전기차 리콜에 대한 충당금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매출 73조원, 영업이익 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2%, 27.9%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반도체와 스마트폰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반도체는 D램 가격이 3분기에 정점을 찍은 데다 시스템반도체 실적 개선 등의 영향으로 9조원 후반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스마트폰 부문도 하반기 '갤럭시노트' 시리즈 대신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폰이 출시 이후 100만대 이상 판매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과 P2 공장의 초기 비용 일단락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시스템 반도체 역시 파운드리 업황 호조로 인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며 "IM 부문은 스마트폰 판매량 7000만대 회복, 갤럭시Z 시리즈 판매 호조로 인해 매출은 1분기 수준에 근접했지만, 마케팅비 확대에 따라 전분기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가전 사업은 부품 및 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 1조원 벽이 무너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CE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2분기보다 3000억원 이상 줄어든 6000억~7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송영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IM, CE 부문에서 기존 전망치 대비 다소 부진한 실적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부품, 원자재 가격의 상승 및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세트 부문의 이익률 하락이 3분기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프리미엄 가전과 TV 판매 호조로 역대 최대 매출을 냈다. LG전자의 3분기 잠정 매출은 18조7845억원으로, 역대 분기 매출 중 최대다.

    시장에서는 LG전자의 주력 사업인 생활가전(H&A) 매출이 7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 추정치대로면 올 들어 3개 분기 연속 매출 6조원을 넘어선 셈이다.

    LG전자 가전의 상승세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오브제컬렉션'의 흥행 덕으로 분석된다. LG 오브제컬렉션은 올 2분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시장에도 출시하며 글로벌 공간가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 가전은 북미 등 해외 프리미엄 시장 중심으로 순항하고 있다"며 "3분기 매출이 이례적으로 2분기보다 증가할 텐데, 상업용에어컨 등 B2B 사업이 확대되면서 계절성을 극복해가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TV(HE) 사업에서도 4조원대 중반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TV 사업의 경우 최근 패널, DDIC 등 원가 부담이 있지만 OLED 판매 호조를 바탕으로 경쟁사들보다 우수한 수익성 기조를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연초 올해 OLED TV 출하량을 580만대로 전망했지만, 지난달 말 예상치를 650만대로 올려 잡았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과 고정비가 증가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가전과 OLED TV의 판매 확대로 세트의 평균판매가격(ASP)을 끌어 올리며 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LG전자는 역대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6% 감소한 5407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감소는 GM의 전기차 볼트 EV에 대한 리콜 충당금을 반영한 여파다. 앞서 GM은 지난 8월 차량 화재 사고로 2017~2019년 생산분(약 6만9000대)과 2019년 이후 생산돼 북미에서 팔린 볼트 EV와 볼트 EUV 7만3000대의 추가 리콜을 결정했다. 화재 사고의 원인은 배터리 셀이나 배터리 팩 등 모듈의 결함으로 추정되며, 화재 원인은 GM과 LG 측이 합동 조사 중이다. GM EV 볼트 배터리는 LG전자가 배터리팩을,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셀을 제조했다.

    LG전자 측은 "회계기준에 따라 GM 전기차 볼트 리콜과 관련해 충당금 약 4800억원을 3분기 재무제표에 설정할 예정이며 전날 발표한 잠정 영업이익에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