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추가 인상 시사, 물가 위험‧미국 통화긴축 압박인플레보다 코로나·경기 불확실성 고려한 동결 전망도
  • ▲ 이주열 총재 ⓒ한국은행
    ▲ 이주열 총재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1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릴지 관심이 고조되고 잇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고, 미국이 이르면 3월부터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 중 다수가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유지에 이견이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최근들어 오미크론 확산 등에 따른 방역정책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이를 고려해 금통위가 일단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경기상황을 봐가며 인상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단 한은과 금통위 내부에서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은이 지난 7일 공개한 ‘2022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안건 논의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금통위원이 2022년에도 경제 상황 개선에 맞춰 통화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표했다.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한다는 뜻은 코로나19 경제위기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낮췄는데, 이를 다시 긴축적으로 바꾸겠다는 의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신년사에서 "새해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야 한다"며 다시 한번 추가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금통위가 연초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는 이유중 하나는 물가위험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7%나 뛰었다. 10월(3.2%)과 11월(3.8%)에 이어 4분기 3개월 내내 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돌았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중후반까지 높아지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금통위로서는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통화 긴축을 서두르는 점도 우리나라의 선제적 금리인상 요인이다. 

    기준금리 등 정책금리 수준이 미국과 같거나 높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으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두 나라 기준금리의 격차(0.75∼1.00%포인트)를 유지하기 위해 한은이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코로나 확산세가 심화함에 따라 불안한 경기 상황을 이유로 기준금리 동결을 점치거나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은 금통위원 일부는 통화신용정책 운영 여건과 관련해 최근 들어 코로나 확산세가 다시 심화함에 따라 방역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이를 해당 부분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분기 대비)은 코로나19 4차 유행과 공급 병목현상 등의 여파로 0.3%까지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 기준금리 인상이 민간소비와 투자를 더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