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 노선에 인덕원·의왕·상록수역 등 확정추가 정차역 일대선 호가 '쑥', 매물 회수 잇따라 지난해 비해 추격 매수 줄어, 집값 상승세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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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추가 정차역 이슈로 한동안 상승세가 주춤했던 경기권 집값이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GTX 추가 정차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는 수일 만에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매물도 이전에 비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4일 GTX-C 노선에 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 등 4개 역을 추가하는 내용 등을 담은 'GTX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GTX-C 노선은 당초 창동·광운대·청량리·삼성·양재 등 10개 역으로 기획됐지만, 지난해 6월 해당 노선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왕십리역과 인덕원역을 추가 정차역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후 사업자 측은 지자체 협의를 거쳐 의왕역과 상록수역까지 총 4개 역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간 국토부는 추가 정차역 신설에 대해 사실상 어렵다는 뜻을 밝혀왔지만, 결국 입장을 선회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지역 표심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논란과 관계없이 GTX-C 노선 추가 정차역 확정 이후 인덕원·의왕·상록수역 인근 지역 아파트값은 크게 뛴 상태다. 

    인덕원·의왕·상록수역이 위치한 안양시, 의왕시, 안산시의 경우 이달 셋째주(21일 기준) 아파트값이 각각 0.03%, 0.01%, 0.01% 떨어지는 등 올 초부터 하락세를 나타내왔다.

    현재는 추가 정차역 확정에 따른 시세차익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주인들도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수억원 높이고 있다는 게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매수자들도 일단 지켜보자는 움직임을 나타내면서 초급매물이 아니면 실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였다"며 "이번 GTX 이슈 이후 일대 분위기가 바뀌면서 매수문의는 하루에 수십통씩 오고 있지만, 매물도 들어간데다 남아있는 매물은 시세에 비해 호가가 크게 높아 가격 조율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덕원역이 인접한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인덕원마을삼성 84㎡(이하 전용면적)는 현재 호가 최고가가 15억원까지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면적의 직전 신고가는 지난해 7월 거래된 13억3000만원이다.

    의왕역과 인접한 의왕시 삼동 의왕파크푸르지오 84㎡의 경우 지난해 10월 신고가인 10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지난달 4일에는 같은 면적이 3억원 가량 떨어진 8억4500만원에 팔렸지만, 현재 최고 호가는 13억원까지 형성된 상태다.

    상록수역 일대도 비슷한 분위기다.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한양아파트 119㎡는 현재 호가가 직전 신고가(5억7000만원)와 비교해 1억~1억5000만원 뛴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동 월드아파트 38㎡도 지난해 9월 4억3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에는 3억원 후반대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현재 같은 면적 호가는 4억원 후반대에서 5억원까지 형성됐다. 

    상록구 본오동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GTX 약발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향후 큰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는 만큼 실제 시장에서 GTX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며 "60㎡ 이하 소형 평형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도 덜해 매수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차역과 인접한 지역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실수요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달 대선 등을 앞두고 부동산시장 관망세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지난해와 같이 섣부른 매수 움직임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평가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GTX 이슈로 수도권 곳곳에서 집값이 급등했지만, 이후 일부 개통 예정 지역에서 거품이 빠르게 걷히면서 실수요자들도 추격 매수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라며 "아직까지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볼 때 집값 상승 여파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