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창업자 별세… 방향성 결정권자 부재김 창업자, 대표직 물러났지만 '신규 사업' 발굴 힘써와유족, 5조 규모 상속세 부담 따른 '지분 매각' 가능성에 무게
  • ▲ 김정주 NXC 이사 ⓒ넥슨
    ▲ 김정주 NXC 이사 ⓒ넥슨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이사가 별세하면서 넥슨의 향후 경영 방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립된 넥슨의 경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NXC의 투자 방향성 변화가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김 창업자 일가는 NX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김 창업자와 부인 유정현 감사가 각각 NXC 지분 67.49%, 29.43%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 딸이 각각 0.68%를 가지고 있다. 잔여 지분 1.72%는 두 자녀가 100% 소유한 와이즈키즈가 확보한 상황이다.

    NXC는 도쿄 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지분 47.4%를 보유하고 있다. 넥슨 일본 법인은 넥슨 코리아를 100% 지배하는 구조로 NXC에서 넥슨 코리아까지 수직적인 지배 구조가 확립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김 창업자는 넥슨의 경영에 크게 개입하지 않았다. 1994년 넥슨을 창업한 이후 김 창업자는 넥슨의 경영을 오웬 마호니 대표에게 위임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전문 경영인 체제 속에서 넥슨은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2011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의 시가총액은 약 5500억 엔이었다. 10년이 지난 지난해 12월 넥슨은 시총 2조 8400억 엔(한화 약 30조 원)을 돌파하며 닌텐도에 이어 일본 상장 주요 게임사 시총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2조 엔의 시총을 유지하고 있으며 상장 10년간 약 4배가량 기업가치를 높이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 창업자의 부재에도 넥슨의 경영 방향성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NXC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 김 창업자가 지난해 7월 이재교 브랜드홍보본부장을 대표로 선임하고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해외 시장 탐방 및 투자처 발굴 등의 새로운 사업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NXC 관계자 역시 “대표이사에서 내려오게 됨에 따라 운영단에서 로드가 줄어들어 신규 사업 기회 발굴에 매진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김 창업자는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마블 영화 ‘어벤져스’를 연출한 루소 형제 감독이 설립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 AGBO에 5억 달러(한화 약 6000억 원)를 투자하는 등 NXC의 게임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사업 방향성을 이끈 바 있다.

    더불어 김 창업자는 NXC를 통해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 유모차 업체 스토케,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 등 비게임 분야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 대다수의 결정이 김 창업자의 안목을 통해 결정됐던 만큼, 향후 투자에 있어 김 창업자의 부재로 인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상속세로 인한 매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김 창업자의 지분을 가족들이 모두 상속할 경우 5조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콘텐츠 확보를 위해 게임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넥슨의 매각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립된 넥슨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NXC의 경우에는 신사업 추진 등을 비롯한 투자 방향성을 결정했던 김 창업자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