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건설사 8곳, 수의계약으로 마수걸이 수주과도한 사업비용 지출 등 리스크 최소화 집중현장설명회 참석도 저조, 조합 불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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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특정 건설사가 수의계약을 통해 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비사업 활성화에 따라 출혈경쟁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대다수 건설사가 선별적 수주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10대건설사가 수주한 정비사업 가운데 수의계약 비중은 8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대건설사 중 8곳은 수의계약을 통해 올해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상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한 곳의 건설사만 입찰에 참여하면 유찰된다. 2회 이상 유찰이 이뤄질 경우 조합은 단독입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정비사업에 나서는 조합들이 늘자 출혈경쟁을 자제해 과도한 사업비용 지출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게 건설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GS건설의 경우 올해 수주에 성공한 서울 이촌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을 비롯 부산 구서5구역 재건축사업, 광주 산수3구역 재개발사업, 서울 신길13구역 재건축사업 등이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졌다.

    현대건설은 서울 강촌아파트 리모델링사업,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 등을 수의계약으로 수주했으며, 공사비 9800억원 규모의 과천주공8·9단지 재건축사업과 1조1100억원 규모의 광주 광천동 재개발사업 등 굵직한 정비사업장에서도 단독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오른 상태다.

    롯데건설 역시 올해 서울 성수1구역 재건축사업과 청담신동아아파트 리모델링사업 등을 수의계약으로 수주했다. 현재 롯데건설은 서울 돈암6구역 재개발사업, 이문4구역 재개발사업 등에 단독입찰해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은 서울 방배6구역 재건축사업과 서울 이촌동 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수주했으며, 최근에는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인 서울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에 단독입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조합 내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등 일정수준 이상의 사업조건을 내걸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도 경쟁입찰을 통해 부담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된 상태"라며 "올해에도 정비사업 일감이 잇따라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월등한 사업성을 지닌 곳이 아니면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건설사간 경쟁입찰 사례가 줄어들면서 대다수 정비사업 조합들은 들러리 입찰 의혹을 제기하는 등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의계약으로 인해 보다 유리한 사업조건을 이끌어내기 어려워진 탓이다. 

    재건축조합 한 관계자는 "수의계약 사례가 점차 늘면서 이제는 건설사들의 현장설명회 참석률조차 크게 낮아졌다"며 "조합 내에서도 수의계약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일부 대형건설사의 경우 중소건설사를 들러리를 세우는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사실상 경쟁없이 시공권을 확보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