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환영만찬·BRT 등서 경제 협력 논의할 듯롯데, 바이오·전기차 협력 및 투자 확대 한화, 태양광·블록체인·UAM 전초기지로
  •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한일 순방을 위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AP, 연합뉴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한일 순방을 위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면서 재계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특히 롯데와 한화는 미국을 신사업 전략적 파트너로 택하면서 역량 강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반도체와 배터리 등을 포함한 한미 기업간 공급망 협력과 첨단 기술 협력이 강화될 예정이다. 기존 군사‧안보동맹에서 경제 및 기술동맹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지난 18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각종 글로벌 도전 요인을 함께 헤쳐 나가는 포괄적 전략 공조를 추진할 것”이라면서 “그동안 이어져온 군사동맹이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경제동맹으로 확산한데 이어 이번 회담에서 한미 기술동맹이 추가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날 곧바로 삼성반도체 공장을 방문한다. 둘째 날 공식 만찬에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참석하기로 돼 있으며, 같은 날 미국 상무부가 주관하는 한미 경제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도 마련돼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이 가운데 롯데그룹과 한화그룹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양사는 최근 잇따라 미국 내 투자와 협력 등을 발표하며 미국을 신사업 파트너로 택한 모습이다. 

    우선 롯데의 경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공식 환영만찬에 직접 참석한다. 신 회장은 지난 2019년 2월 경영 복귀 후 그룹 내부 정비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 재계 주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바이오와 배터리 소재 등 그룹의 미래 먹거리 육성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롯데지주는 최근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위치한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1억6000만달러(한화 약 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바이오 의약품 미국 사업 계획을 공식화했다. 롯데그룹은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 향후 10년간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지주사 산하에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하고 미국 공장에 추가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바이오 위탁생산개발(CDMO)기업 10위 안에 들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그룹의 주력계열사 롯데케미칼도 지난달 미국 전기차 배터리 스타트업 소일렉트(SOELECT)와 합작사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양사는 합작사 설립과 2025년까지 미국에 2억 달러(2527억원) 규모의 리튬메탈 음극재 생산시설 구축을 검토한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전면에 나선다. 김 사장은 공식 만찬을 가친 후 BRT에도 참여해 미국 경제인을 접견할 예정이다. 유력 차기 총수인 김 사장이 주력 신사업에 대해 논의한다는 점에서 미국을 얼마나 중요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한미교류협회장을 맡아오면서 미국 인사들과 끈끈한 네트워킹을 이어온 것으로 유명하다. 김 회장은 과거 클린턴 대통령은 물론이고 올해 들어서는 마이크 펜스 미국 전 부통령, 퓰너 헤리티지 재단 회장 등을 만나며 인적 네트워크를 견고히 하고 있다. 

    한화는 미국에서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을 통해 태양광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화큐셀은 작년 미국 주거용 모듈 시장에서 24%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4년 연속 1위를 잇고 있다. 상업용 모듈 시장에서도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태양광 시장이 바이든 정부의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에 힘입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돼 이번 만남을 미국 시장 공략의 지렛대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계열사 한화시스템도 올해 2월 미국과 영국 등 해외법인에 5000억원을 투자, 위성과 디지털 플랫폼 등 미래 핵심사업을 적극 육성하겠다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한화시스템은 미국법인인 한화시스템 USA가 진행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1792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오버에어와 함께 도심항공교통수단(UAM) 기체 ‘버터플라이’를 공동개발 중이며, 최근에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 확장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소를 설립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처럼 대규모 신규 추자 계획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이미 미국에서 추진 중인 사업 규모를 늘리거나 시기를 앞당기는 등 전반적으로 협력 기회가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