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애덤 투즈 교수 등 강연 이어져
  • ▲ 최태원 회장ⓒ대한상의
    ▲ 최태원 회장ⓒ대한상의
    대한상공회의소가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제주포럼을 열었다.

    13일부터 2박3일간 제주에서 경제부처 수장들과 기업인, 국내외 석학 등 6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경제의 미래를 논의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3일 해비치호텔&리조트 제주에서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을 개막했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복합위기를 뚫을 대한민국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라'다. 

    대한상의 측은 "이번 제주포럼은 많은 기업인들이 한꺼번에 몰려 접수마감 8일 전에 조기 마감되는 진풍경을 겪기도 했다"며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열렸고, 복합위기에 대한 명사들의 해법을 듣고자 하는 이들의 수요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한상의를 맡게 된 게 1년이 조금 넘었는데 제주포럼은 회장이 되어서 처음"이라며 "제주에 오면 사람이 릴렉스해진다. 릴렉스한 것 때문에 어찌 보면 서울 말고는 제주도에 제일 많이 오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르키메데스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욕조 안에 들어가서 부피와 무게의 다른 점을 생각하며 휴식을 취하다 인류를 바꾸는 생각을 해냈다"며 "그때 '유레카'라고 외쳤다. 이걸 '유레카 모먼트'라고 하는데 2박3일 동안 펼쳐지는 제주포럼이 여러분에게 생각의 유연함을 주고, 그 과정에서 유레카가 되어서 생각의 단초를 갖고 가면 정말 보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이란 주제의 정책 강연을 맡아 윤석열 경제팀의 경제 지원방향을 제시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성장률 둔화, 인플레이션 등 복합 리스크를 뚫고 새로운 성장 활로를 찾도록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14일 새로운 산업·에너지·통상정책 방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첫날 추경호 부총리의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강연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 성장률 둔화, 인플레이션 등 복합 리스크라는 경제상황에서 당면한 위기를 뚫고 새로운 성장활로를 찾기 위한 윤석열 경제팀의 지원방향을 제시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14일 새로운 산업·에너지·통상정책 방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제의 현주소를 객관적으로 진단할 해외 석학들의 통찰도 제시됐다. 우리에겐 '붕괴(Crashed) - 금융위기 이후 10년, 세상은 어떻게 바뀌었나' 저자로 알려진 세계적인 경제사학자 애덤 투즈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가 직접 내한해 '포스트 워(Post War) 시대'를 전망했다.

    애덤 투즈 교수는 "지난 세기 글로벌 패러다임을 하나 꼽자면 미국이 이끌었던 신자유주의(Neoliberalism)라 생각한다"며 "하지만 신자유주의는 글로벌 금융위기, 양극화 확대, 중국의 부상, 기후 위기 등의 여파로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즈 교수는 신 패러다임 체제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중 패권이 심화될수록 한국과 독일 같은 미국 동맹국들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위주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그는 "숱한 문제점에도 글로벌화를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특히 EU와 한국의 협력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범 사례로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용석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교 교수는 한국 경제의 현 주소를 설명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한미경제학회 이코노미스트상을 수상한 거시경제 석학으로 꼽힌다.

    그는 "세계경제 공급망 불안, 스태그플레이션, 북한의 안보 및 경제불안 요인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고 현재를 진단하고 "불확실성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방법으로는 '새로운 세계화 전략', '미래를 내다보는 기술 투자' 등을 제안했다.

    한편, 대한상의 제주포럼은 기업인 대상 하계 포럼의 원조로 꼽힌다. 1974년 7월 ‘제1회 최고경영자대학’으로 출발했다. 경제, 사회, 문화, 해외 명사를 초청해 경영환경을 분석하고 기업의 대응방안을 논하는 ‘경제계 최대 행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