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부족 지속… 연평균 14% 이상 성장 전망빅테크 기업 핵심 반도체 직접 설계하며 수요 증가고수익 자리매김… 삼성전기 이어 대덕전자·LG이노텍 투자
  • ▲ 반도체 패키지기판 제품. ⓒ삼성전기
    ▲ 반도체 패키지기판 제품. ⓒ삼성전기
    삼성전기를 필두로 대덕전자, LG이노텍 등 국내 부품업계들이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도체 수요 증가로 패키지기판이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특히 고부가 제품인 FC-BGA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FC-BGA의 공급부족 현상은 오는 2027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 개발팀장(상무)도 "FC-BGA 시장은 오는 2027년까지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며 "갑작스러운 공급과잉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C-BGA는 반도체 패키지기판 중 제조가 가장 어려운 제품으로, 반도체 칩과 메인기판을 플립칩 범프로 연결하는 고집적 패키지 기판이다. 고성능 및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는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 처리장치)에 주로 사용된다.

    특히 FC-BGA는 서버·네트워크 등 고속 신호처리가 필요한 다양한 응용처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장기적으로 연간 1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모바일·PC용도 고다층·대형화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 오는 2026년까지 FC-BGA 수급 상황이 타이트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빅테크 기업들도 핵심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외주를 통해 칩 생산에 나서면서 패키지기판 수요 증가에 요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FC-BGA 수요가 늘면서 부품업체들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02년 FC-BGA 첫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기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법인에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시작으로 올해도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어갔다.

    삼성전기는 올 1분기에도 FC-BGA 공급 확대 등에 힘입어 패키지솔루션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7% 성장한 519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두 배 늘어난 1007억원을 달성했다. 2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며 주력 제품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가 포함된 컴포넌트 부문 다음으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올해 네트워크용 FC-BGA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기는 하반기부터 국내 최초로 서버용 FC-BGA 양산에 돌입하며 패키지솔루션의 성장세가 지속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버용 FC-BGA는 패키지기판 중 기술 난도가 가장 높은 고부가 제품이다. 일반 PC용 FC-BGA보다 기판 면적이 4배 이상 크고, 층수도 20층 이상으로 2배 이상 많다.

    김광수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는 패키지기판용 대규모 투자의 주요 수요처가 서버·네트워크 산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향후 매출 구성의 경우 IT 제품 의존도를 축소하고 성장 산업향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FC-BGA 공급을 시작한 대덕전자도 지난 1분기 하이엔드 비메모리 반도체용 대면적 FC-BGA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한 생산설비 투자에 27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연성회로기판(FPCB)과 다층인쇄회로기판(MLB)을 축소하고 고부가인 패키지기판 라인으로 전환하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지속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덕전자는 선제적인 FC-BGA 투자로 시스템반도체용 고부가품의 비중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신공장의 조기 수율 안정화로 지난 1분기 기준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며 "증설 투자분의 단계적 가동에 따라 FC-BGA 매출은 지난해 580억원에서 올해 2260억원, 내년 3650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LG이노텍도 올 초 FC-BGA 시설 및 설비에 4130억원 투자를 결정하며 발을 내딛었다. FC-BGA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과감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LG이노텍의 FC-BGA 관련 매출은 오는 2024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FC-BGA 적용 분야를 모바일부터 시작해 통신·네트워크, 서버·PC, 디지털TV, 차량 등으로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패키지기판은 2022년 113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며, BGA와 FC-BGA를 합쳐 연평균 10% 수준으로 성장해 2026년에는 170억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5G 안테나, ARM CPU, 서버·전장·네트워크 등 산업·전장 분야를 주축으로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