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나란히 실적 하락부품 계열사 등 전망치 잇따라 낮아져전방수요 부진 속 애플 생산차질까지 겹쳐
  • ▲ (자료사진). ⓒ삼성전자
    ▲ (자료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거둔 가운데 이들 계열사들의 실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전방산업 수요가 줄어 부품업계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8%, 69% 감소한 수치다. 핵심 사업인 반도체를 비롯한 전 사업부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메모리사업은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91.2% 줄어든 655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4년 만이다.

    국내 대표 전자기업들이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부품업체들의 실적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2461억원, 영업이익 231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38.1% 감소한 수치다. 최근 나오는 전망치에서는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주력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중화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출하량 부진으로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카메라모듈 모두 부진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는 IT향 MLCC 수요 감소폭이 예상보다 컸던 데다 광학통신솔루션의 경우 계절적 수요 감소에 더해서 북미 고객사향 폴디드줌 트리플 카메라 공급이 기대 대비 부진했다"며 "패키지솔루션은 PC 포함 세트 수요 둔화 영향으로 매출 및 수익성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1조원 중후반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이폰 생산 차질에 따른 공급 부진 영향을 받아 실적이 예상보다 하회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소형 OLED 패널을 공급 중이다.

    애플의 아이폰을 제조하는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코로나 방역 조치에 반발한 이탈과 시위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최근에는 이 공장이 생산능력을 90%까지 회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애플의 아이폰 출하량 전망치는 낮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 비중이 높은 LG이노텍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추정치인 4000억원대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신한투자증권은 LG이노텍의 4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박형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은 기존 추정에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하락과 중국 스마트폰 서플라이체인에서의 생산 차질은 상당부분 반영했었다"며 "추가로 연말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는 전분기와 비슷한 7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적자전환 후 좀처럼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추정 영업적자는 7409억원 수준"이라며 "PC 수요 약세로 세트 업체의 패널 재고 조정이 지속돼 전분기대비 IT 패널 출하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고, TV패널의 생산량과 라인 가동률을 하향 조정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