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경쟁적 수신금리 인상저축은행 예·적금 머니무브 금융당국, 저축은행도 공시 시사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를 공시하면서 은행 간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불붙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정기예금으로 시중 자금이 대거 이동하면서 저축은행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향후 당국은 저축은행까지 예대금리차를 공시한다는 입장이어서 도입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규모는 712조4491억원으로 한달 새 27조3532억원 늘었다. 정기예금 잔액이 7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각 은행이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비교 공시에 대비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린 영향이란 분석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12개월 만기의 정기예금 금리는 3.5% 내외를 기록했다.

    수신금리 인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2.75~3.0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으로 저축은행의 예·적금 이탈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들도 수신금리를 높이고 있지만 시중은행들과 큰 차이가 없어서다. 현재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은 3% 후반대의 금리를 주고 있다.

    결국 저축은행 예·적금은 '고금리'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은 일반 은행과 달리 대출에 필요한 재원을 대부분 예적금 등 수신 자금에 의존하기 때문에 유동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 공시를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연내 도입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지난달 저축은행업계 간담회에서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과 관련해 "업권별에 맞게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대금리차 공시제도가 도입되면 저축은행들도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예대금리차가 크며 이자 장사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시장의 흐름은 맞다고 보지만 부담이 크다"면서 "저축은행은 일반 시중은행과 환경이 다르고 금리산정 체계도 다르기 때문에 예대금리차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