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등 15만건 거래… 관련 조사 시작 후 최대 비율"금리 인상-주택 규제 지속-거리 두기 완화… 투자 수요 몰려"상가 평균 매매가 오르고 오피스 공실률 줄고 청약시장서도 '인기'
  • ▲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220511 ⓒ연합뉴스
    ▲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220511 ⓒ연합뉴스
    금리인상 기조와 맞물려 올 상반기 전국아파트와 상업·업무용 건축물의 매매시장 성적표가 엇갈렸다.

    상업·업무용 건축물 거래비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 기조에 따라 상권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데다 금리인상, 대출규제에도 월세 등 임대수익을 통해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어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아파트 거래비율은 '거래 절벽'이 짙어지면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9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건물용도별 건축물 거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오피스텔을 포함한 상업·업무용 건축물은 15만8679건이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건축물거래량(76만2371건)의 20.8%를 차지했다. 관련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반기별 매매비율이다. 세부적으로 오피스텔 6만9464건(43.8%)이고 상업시설,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 非오피스텔 8만9215건(56.2%)이다.

    2016년까지 10년 이상 9~13%선을 유지하던 상업·업무용 건물의 거래비율은 2017년 들어 17.4%로 급증했다. 이후 2020년까지 조금씩 하락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18%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올 상반기에도 금리 인상 기조와 주택 시장 규제로 인해 상업·업무용 부동산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같은기간 아파트 거래량은 38만8383건으로 거래비율이 역대 최저 수치인 50.9%로 내려갔다.

    직전 반기와 비교하면 상업·업무용 건물 거래비율은 2021년 하반기 20.1%에서 20.8%로 0.7%p 늘었다. 아파트 거래비율은 52.9%에서 50.9%로 2%p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건축물 거래량은 22만8239건 감소했다.

    올해 연이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맞물린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지난 수년간 수요가 집중됐던 아파트 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수익형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월세 등 임대 수익을 통해 이자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상가 통계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114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상가 평균 매매가(3.3㎡당)는 2062만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반기 기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상반기 1980만원과 하반기 2033만원에 이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최고점을 기록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주택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올해 초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돼 공실 위험이 감소하자 투자 수요가 상업용 부동산을 향했다고 분석한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금리인상으로 부동산시장이 위축된 상황인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공실 위험 감소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고 토지·건물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2분기 전국 오피스 공실률은 10%로, 전분기 10.4%에 비해 0.4%p 낮아졌다.

    부동산원측은 "일부 노후 오피스를 중심으로 장기공실을 보이는 곳이 있으나 재택근무 종료 및 교통여건이 우수한 거점오피스 임차수요 증가로 공실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같은기간 서울도심 공실률은 10.9%로 전분기대비 0.1%p 감소했다. 강남권역은 4.1%로 전분기 대비 1.5%p, 여의도권역은 5.5%로 전분기 대비 0.3%p씩 각각 낮아졌다.

    글로벌종합부동산서비스 회사 JLL(존스랑라살) 코리아의 오피스시장 동향 보고서에서도 올해 2분기 서울 A급 오피스(연면적 3만3000㎡ 이상인 오피스)의 공실률은 3.9%로, 2009년 3분기 3.3%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실률이 하락하면서 임대료도 오름세를 보였다. 임대료 변동을 나타내는 임대가격지수는 지난해 4분기 100에서 올해 1분기 100.01, 2분기 100.11로 올랐다.

    상업·업무용 부동산은 분양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동산원 청약 홈 통계에서 4월 경기 화성시에서 분양한 '병점역 서해 스카이팰리스 1단지' 오피스텔은 90실 모집에 1만1195건이 접수돼 평균 124.39대 1의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달 경기 고양시에 공급된 지식산업센터 '덕은 DMC 아이에스BIZ타워 센트럴' 은 분양 시작 후 단기간 내 계약을 마쳤다. 2월 대구 중구에서 선보인 '파피에르 반월당역' 상업 시설 역시 단기간 내 모든 호실이 주인을 찾았다.

    하반기에도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주택시장 거래절벽은 한층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월 1.25%로 시작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최근까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왔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사상 첫 4회 연속으로 기준금리 인상 조치를 단행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2.50%로, 연말에는 3%대 진입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한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던 아파트시장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기준금리가 올해만 4번 연속 인상되면서 아파트의 경우 대출 부담이 커져 수요가 대거 이탈했지만 수익형 부동산은 월세 등 임대 수익을 통해 이자 부담을 덜 수 있어 비교적 양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 전체 건축물 대비 거래비율. 자료=한국부동산원. ⓒ더피알
    ▲ 전체 건축물 대비 거래비율. 자료=한국부동산원. ⓒ더피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