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 3연속 0.75%p 인상… 연말 환율 1450원 가나政, 비상거시경제금융 회의… "시나리오별 대응책 체계화""시장 안정조치 적기 시행… 내년 이후 흐름 염두에 둘 것"추경호 "대외건전성지표 양호…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 없어"외화보유고 국제기준 미달 지적도…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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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포인트(p) 기준금리 인상)을 밟으면서 한국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18일만에 다시 재정·금융·통화당국 수장이 모여 금융상황을 점검했다. 정부는 단기간내 변동성을 적극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대외건전성 지표도 양호한 상황이라고 했다.◇파월 의장 "물가 잡을때까지 금리 인상"연준은 21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0.75%bp(0.75%p, 1bp=0.01%p) 올린다고 밝혔다.이례적으로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1981년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을 잡으려고 특단의 조치에 나선 것. 연준은 올해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4%로 제시했다. 앞선 6월(5.2%)보다 0.2%p 올려잡았다.미국의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월이후 14년8개월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현재 2.25~2.50%인 기준금리는 3.00~3.25%로 인상돼 한미간 금리는 한달만에 재역전됐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향후 또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파월 의장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에 주요 6개국의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111선을 넘어서는 등 20여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7원 오른 달러당 139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시장 일각에선 올 연말 145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다.연준은 아울러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제시했다. 기존 1.7%보다 1.5%p나 내렸다. 실업률 전망은 6월 3.7%에서 3.8%로 0.1%p 올렸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가 커지는 상황으로,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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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위기징후 실시간 모니터링"우리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거시경제금융 회의를 열고 금융시장 상황을 진단했다.추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윤석열 경제팀의 긴밀한 공조를 강조한 뒤 "단기간 내 변동성에 대해 적극 관리하겠다"며 "연기금 등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흐름, 수출·입 업체의 외화자금 수급 애로 해소 등 외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들을 시장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미국, 유럽의 고강도 긴축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다. 앞으로 주요국 동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황을 진단하겠다"면서 "내년 이후의 흐름까지 염두에 두고 최적의 정책조합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추 부총리는 연준의 긴축 경로가 애초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고 성장 전망도 대폭 하향 조정됐다고 우려했다. 다만 추 부총리는 과거 금융위기 등 경험을 밑천 삼아 경제팀이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이미 체계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과 중국의 경기 둔화 가속, 신흥국 위기 가능성 고조 등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금융·외환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면서 위기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핵심 지표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과거 경제위기 때 정책 대응 경험을 토대로 활용 가능한 정책수단을 신속히 가동할 수 있게 체계화했다. 필요시 분야별·단계별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역설했다.추 부총리는 현재 우리의 대외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상황이라며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신인도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국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지난달 이후 내림세를 보이면서 30~32bp의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고, 보유외환도 4300억 달러쯤으로 세계 9위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그러나 일부 전문가는 우리 외환보유고가 생각만큼 건실하지 않다고 우려한다. 한은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보유외환은 4386억1000만 달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253억 달러 줄었다.보유외환이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동외채의 30%, 외국인 주식자금 잔액의 15%, 연간 상품수출의 5%, 시중통화량의 5%를 합한 규모의 100~150%를 적정 외화보유액으로 평가한다. 이를 따르면 우리나라는 6810억 달러쯤이 적정 외환보유고가 된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외화보유액은 기준의 98.9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세종대학교 김대종 경영학부 교수는 "국제결제은행(BIS)이 권고하는 적정 보유외환은 3개월 경상지급액과 유동외채 등을 포함해 9300억 달러"라며 "외환보유고를 2배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외환위기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업무"라며 "한국 국제금융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모건스탠리 선진국지수에 편입시키고, 지난해 말 종료된 한미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날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추 부총리는 "한미 통화스와프가 있으면 우리 외환건전성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을 만났을 때 분명히 한 건 양국 간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력하며 필요한 경우 유동성 공급장치를 활용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현재도 유효하다"고 했다. 다만 추 부총리는 통화스와프가 미 재무부가 아닌 연준의 업무영역이라는 점 때문에 "상대방이 있고 미국도 중앙은행, 정부와의 역할 분담이 있다"며 체결 가능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