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8명 사직… 최근 3년 수치와 같아지원자도 45% 급감… 2018년 4038명 → 2021년 2187명수직적 관료조직 한계… 고연봉도 옛말
  • ▲ 한국은행ⓒ뉴데일리DB
    ▲ 한국은행ⓒ뉴데일리DB
    한국은행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20대 직원 8명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2019~2021년)간 퇴사한 20대 직원수와 동일한 수치로 젊고 유능한 인재 유출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기재위)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직원 현황에 따르면 젊은 인재의 퇴사율이 증가하는 반면, 지원자 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신규지원자 수는 2187명으로 2018년 4038명 대비 45% 가량 줄었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직장으로 손꼽히는 한국은행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것이다. 보수적이고 폐쇄적 조직문화와 수직적 관료주의가 2030세대의 외면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핵심 부서로 여겨지는 금융안정국, 금융시장국의 3~7년차 직원들의 퇴사러시가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IT기업과 핀테크 기업의 높은 보수를 쫒아 옮긴 사례도 있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평균 연봉은 1억34만원으로 시중은행 보다 낮은 수준이다. KDB산업은행(1억1370만원), IBK중소기업은행(1억772만원), 한국수출입은행(1억523만원) 등 여타 공공 금융기관보다 적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은 총재와 부총재 등 임원을 비롯해 금통위원 등 고액연봉자가 많아 저연차 직원들의 임금과 평균임금과의 괴리가 다른 금융기관보다 큰 편"이라고 귀뜸했다.

    신 의원은 "한은에 젊은 인재가 사라지고 있는 문제는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주요 원인은 폐쇄적인 조직문화"라고 지적했다. 이어 "핵심인재들이 떠나고 신규지원까지 줄어드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업무 연속성·지속성은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은 내부에서도 소극적이고 관성적인 조직 문화에 대한 개혁 목소리가 적지 않다. 2020년 하반기 컨설팅 기업 맥킨지 앤 컴퍼니 진단 보고서가 평가한 한은 조직 건강도 평점은 38점으로 글로벌 벤치마크 하위 10% 수준이다. 보고서에는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조직', '눈치만 보는 조직', '쓸데없는 문서 작업 가중' 등 직원들의 불만 목소리가 담겨있다. 
     
    이후 한은은 조직혁신추진위를 설립하고 올해 6월 대규모 경영혁신안을 발표했으나 복장 자율화 등 보여주기식 변화에 그쳤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은 조직진단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구성원의 역량 영역은 양호한 수준이나 방향성, 혁신, 동기부여 및 리더십 영역은 여전히 개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신 의원은 "전례 없는 경제위기 속에서 한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한은은 내부 조직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문화를 개선해서 경제위기에 치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