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美금리 4.50% 전망… 격차 1% 이내로 줄여야이창용 총재 "금리 인상 전제조건 바뀌었다" 킹달러 부담… 수입물가·가계부채·국제수지 부담
  • 한국은행이 이달과 내달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서 연속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이 경우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3.5%까지 오르게 된다. 

    국제유가 하락 속에도 9월 소비자물가는 5.6%에 달하는 등 여전히 한은의 물가관리 수준인 2%를 크게 웃돌고 있고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전례없이 가파른 탓이다. 

    미 연준은 연말까지 정책금리를 4.5%까지 올릴 것으로 예고해 한은 역시 한미 금리격차를 1%내로 유지하기 위해선 연속 빅스텝을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12일로 예정된 금통위에서는 빅스텝은 기정사실로 보는 기류가 팽배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지금껏 포워드 가이던스로 던진 베이비스텝에서 벗어나 "0.25%p 인상의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노선 전환을 예고했다. 

    미 연준은 경기 하강 기류에도 인플레 파이터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세 차례 연속으로 밟았다. 이로써 한국(2.5%)과 미국 간(3%~3.25%)의 금리 격차는 0.75%p로 벌어졌다. 

    만약 이달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양국 간 금리 격차는 0.25%p가 된다. 11월 금통위까지 연속 빅스텝을 밟아 한은의 기준금리가 3.5%가 된다면 연말 미국과 금리 격차는 1%p로 예상된다. 

    한은이 올해 남은 두 차례 금통위서 0.25%p씩 올릴 땐 연말 최종 금리는 3%에 불과해 한미 간 금리 격차는 1.5%에 달하게 된다. 

    양국간 금리 격차는 우리 경제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킹 달러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보는 상황서 외국 투자금 유출은 불가피 하다. 외국인 증권 투자자자금은 지난 3월 이후 17억7000만달러 순유출했는데 한국보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서 더 높은 수익을 따라 투자금이 이동한 셈이다. 또 이러한 강 달러 현상은 수입물가를 높이고 무역적자 폭을 늘려 국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과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올 상반기 기준 가계부채 규모가 1869조원에 달하는 데다 코로나19 대출 및 이자상환 유예는 최대 3년까지 재연장한 상황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원화 약세 등을 배경으로 10월과 11월 금통위 회의서 연속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예상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해 글로벌 통화당국들의 기준금리 변경폭이 종전보다 확대됐다"면서 "10월에 이어 11월에도 빅스텝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