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규 상장 종목 전년比 27% 감소잇단 상장 철회·연기에 공모시장 위축"유동성 경색에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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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증시 부진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경색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올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리츠·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재상장·이전상장을 제외한 신규 상장된 종목은 64개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27%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는 투자자 관심이 집중됐던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한 영향이 크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지난 6일 통신용 반도체 설계기업 자람테크놀로지는 코스닥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올 들어 한 차례 공모를 철회한 이후 공모가를 낮추고 재도전했지만 끝내 상장을 미뤘다.

    이를 포함한 상장 철회 기업은 올해 13곳으로, 역대 최고치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현대오일뱅크·SK쉴더스·원스토어·골프존커머스·밀리의서재 등도 상장을 철회했다.

    올해 마지막 IPO로 동물용·인체용 진단시약 개발업체 바이오노트가 오는 22일 코스피에 상장될 예정이지만 흥행을 낙관할 순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매출이 급성장한 반면 관계사인 SD바이오센서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높고 구주매출 등의 우려 요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모주 시장에 한파가 불면서 공모금액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올 들어 이달 9일까지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기업 공모 금액은 총 15조98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20조430억원)와 비교해 20.3% 줄어든 수치다.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IPO 시장의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증시 상황이 불안정한데다 유동성 경색 등으로 자금조달 사정도 여전히 얼어붙어서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IPO 시장 침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시중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 투자자가 많은 까닭"이라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400억원 이상 중대형 IPO는 공모가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지 않고선 추진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수급 영향을 덜 타는 소규모 IPO의 경우 올해와 마찬가지로 흥행하는 사례가 자주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모주는 수량이 한정돼 과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열로 인해 실제보다 고평가된 일부 종목이 등장하고, 이로 인해 다시 공모주 시장이 급격히 얼어 붙었던 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