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2 '포집-활용-저장'사업 잇따라 진출韓 기술 수준, 美-歐 대비 약 80% 수준 불과기술 상용화 및 보급 촉진 관련 지원방안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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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로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가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각국이 관련 사업개발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CCUS란 화력발전, 철강산업, 시멘트산업, 석유화학산업과 같이 화석연료의 연소 및 특정 공정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capture)해 활용(utilization)하거나 지중 또는 해저 지층에 저장(storage)하는 기술이다.

    27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50년 넷제로에 도달해도 여전히 화석연료가 사용될 것이며, 화석연료가 사용되는 곳의 50%에서는 CCUS가 필수로 도입돼야 한다. IEA는 탄소중립을 위한 2050년 CCUS의 기여도를 18%로 분석했다.

    CCUS 기술은 에너지의 수소화 전략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화석연료로 만든 그레이수소로 친환경 기조에 맞지 않는다. 탄소 발생이 없는 그린수소나 블루수소를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는 국내 자연 환경상 생산에 한계가 있다. 그레이수소 생산 과정에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CCUS 기술로 제거해 만드는 블루수소가 중용될 전망이다. CCUS 기술 상용화가 시급한 이유다. 

    전 세계적으로 2050년까지 수소에너지 수요는 2015년 대비 약 10배 증가해 전체 에너지 수요의 7%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 그린수소의 가격이 높아 블루수소 경제를 거쳐 그린수소 경제로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국 CCUS 기술 수준은 어떨까. 지난해 기준 해당 기술 선도국가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며, 한국은 선도국가 대비 약 80% 수준이다. 이들과의 기술 격차는 4.9년에 달한다.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내 기업들은 관련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수소 공장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동해가스전에 저장하는 CCS 실증모델개발 정부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향후 국책과제로 추진될 CCS 실증사업권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자회사 SK에너지는 SK울산CLX에서 탄소를 포집해 액체 탄산용 원료로 공급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이산화탄소 포집 설비를 여수 공장에 설치해 연간 6만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024년까지 여수 국가 산업 단지에 연간 7만t 규모의 CCUS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

    현대오일뱅크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액체 탄산과 탄산칼슘, 메탄올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과 더불어, CCUS 기술을 통해 수소 충전소 및 연료전지 발전용 수소 생산도 계획하고 있다.

    박기태 건국대 공과대학 화학공학부 교수는 "CCUS 기술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아직 괄목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며 "사실 가장 큰 장애 요인은 비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CCUS 기술 보급 활성화와 상용화 촉진 관련 제도 및 정책적 지원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CCUS 기술 개발과 산업 발전 장려를 위해 탄소배출 감축 시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 이산화탄소 1t 저장 및 활용 시 각각 50 달러, 30 달러를 공제해준다. 

    정부는 이러한 국제적 추세에 맞춰, 내년 한 해 동안 CCUS 기술 상용화에 942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 교수는 "유럽 미국 중심의 재생에너지 및 친환경 기술 우위를 앞세운 글로벌 시장 질서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며 "2040년까지 어느 정도 수준 기술이 개발돼야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