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삼호중공업 등 잇단 대어급 상장 철회중소형사 샌즈랩도 상장 일정 연기공모 일정 변경 줄이어…증시 불황에 IPO시장 변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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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삼호중공업과 컬리 등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꼽혔던 기업들이 연초부터 줄줄이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당분간 공모주 침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시장 반등이 예상되는 하반기 들어서야 IPO를 노리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벽배송 플랫폼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는 코스피 시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이 지속되면서 몸값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컬리는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프리 IPO에서 기업가치를 4조원 수준으로 인정받은 이 회사는 올해 첫 IPO 대어가 될 것으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 비상장 시장에서 컬리의 몸값은 1조원 수준까지 내려갔다. 영업적자 폭도 2020년 1163억원에서 2021년 2177억원으로 확대됐다.

    컬리가 상장 철회 방침을 밝힘에 따라 올 들어 IPO 대어급 상장을 포기한 회사는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해 벌써 두 곳이다.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일 국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현대삼호중공업 주식 464만7201주를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IMM PE는 2017년 7월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조건으로 현대삼호중공업 주식을 인수하는 지분투자 계약을 한국조선해양과 체결한 바 있지만 양사는 이 계약을 종결하기로 최근 합의한 것이다.

    시장에선 국내 조선업계가 유례없는 수주 호황을 맞았지만 지난해부터 계속된 증시 침체 여파로 상장 추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대어급 IPO가 잇따라 철회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남은 IPO 대어로 향한다. 올해 상장이 예정된 대어급 기업은 골프존카운티와 케이뱅크, 오아시스마켓, CJ올리브영, LG CNS, SK에코플랜트,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이다.

    이 중 골프존카운티의 상장 예비심사 승인 유효 기간이 오는 2월 만료되지만 아직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도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중소형 업체들의 공모 일정도 삐걱거리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인 샌즈랩은 지난 5일 금융당국 요구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며 상장 일정을 3주가량 뒤로 미뤘다. 

    증권가에선 증시 침체가 지속되는 만큼 상반기에 IPO 시장이 활기를 띄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코스피 기업의 공모 금액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 공모금액은 5조~7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이 예상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어급 IPO 기업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아직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로 IPO 청구를 신청한 코스피 상장 예정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일부 기업은 국내 코스피 시장이 아닌 나스닥 상장 추진을 검토하고 있어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