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UAE법인장 시절 '성과주의' 이재용 회장 눈에 띄어 3조대 카본 블랙&딜레이트 코커 공사 성료…아드녹과 '깐부' UAE서 상반기중 6조원이상 수주기대…그룹 '중동드림' 일조
  • ▲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삼성엔지니어링
    ▲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삼성엔지니어링
    남궁홍 사장을 선장으로 한 삼성엔지니어링호가 본격 출항했다. 해외건설시장에 '오일머니' 바람이 거세진 가운데 '중동통' 남궁홍 사장이 조타기를 쥐면서 사상최대 영업실적과 메가프로젝트 수주 등이 기대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남궁홍 플랜트사업본부장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신규선임했다.

    1994년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한 남궁홍 사장은 '성과주의'를 앞세운 이재용 회장 체제가 본격화하던 2013년부터 임원진에 이름을 올리며 두각을 나타냈다. 

    남궁 사장은 이 회장이 삼성전자 부회장에 오르던 2012년말 상무로, 삼성엔지니어링 마케팅1그룹장 겸 아랍에미리트(UAE)법인장을 지내던 2018년말 전무로 승진했다.

    UAE법인장 시절인 2015년부터 5년간 남궁 사장은 막강한 저력을 발휘하며 당시 해외 저가수주 후유증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몰린 삼성엔지니어링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UAE 국영기업 타크리어가 발주한 3조원 규모 카본 블랙&딜레이트 코커 공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또 2018년에는 또 다른 국영기업인 아드녹으로부터 2조9730억원 규모 원유(CFP)와 5588억원 규모 폐열회수 처리시설(WHRP) 신설공사를 따냈다.

    이때 거둔 성과는 2년뒤 그를 부사장 자리까지 밀어 올렸다. 2020년말 임원인사에서 승진자 12명 가운데 남궁 사장이 유일하게 부사장에 오르면서 차기대표 후보진 선두에 섰다. 

    결국 삼성엔지니어링 수장에 오른 남궁 사장은 중동시장을 중심으로 화공플랜트 수주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엔지니어링 수주잔고를 보면 화공플랜트가 13조원, 비화공플랜트는 4조원으로 전체 17조원 가운데 화공플랜트 비중이 73.7%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합친 MENA지역 비중이 38%로 국내(17%)를 비롯해 △미주 20% △아시아 14% △유럽 11% 등에서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핵심이자 주력시장은 중동으로 나타났다.
  • ▲ 2022년 3분기 수주잔고. 단위=억원. ⓒ삼성엔지니어링
    ▲ 2022년 3분기 수주잔고. 단위=억원. ⓒ삼성엔지니어링
    이는 삼성엔지니어링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속적인 유가상승 기조로 '오일머니'가 두둑해진 중동국가에서 화공플랜트 증설 및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화할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 역시 중동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회장에 취임한뒤 첫 해외출장지로 UAE를 선택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 회장은 UAE 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대변혁을 추진중인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남궁 사장 취임이 이 회장의 '중동드림'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에서 사업확장을 위해 현지경쟁력을 갖춘 남궁 사장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UAE는 삼성엔지니어링 거점사업지다. 아드녹과 오랜 네트워크와 발주경험을 살려 6조원이상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현재 재무관리요원을 파견하고 금융센터를 운영할 정도로 재무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UAE 해일앤가샤 가스전 프로젝트 육상설비 우선계약자로 선정, 사실상 상반기중 수주가 확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지난 연말에서 올해로 낙찰결과가 미뤄진 알제리 PHD/PP와 요르단 정유, 사우디 사토프 아미랄 PKG 1·4 등 수주 모멘텀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중동 주요 산유국들의 발주 본격화에 따라 특히 가스·석유화학 등 화공부문 수주증가가 기대된다"며 "현재 사우디, UAE 등에서 다수 프로젝트에 입찰했거나 입찰대기중에 있어 화공부문에서 수주실적 6조3000억원 수준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삼성엔지니어링 중점 경영전략중 하나인 FEED to EPC 전략하에 FEED를 수행중인 프로젝트 7건이 연내 EPC본입찰이 예정돼 신규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승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EPC 입찰의 경우 중동 O&G 발주분위기와 수주경쟁에 좌우돼 유가전망과 경쟁 EPC사 분위기에 따라 방향이 달려졌다"며 "그러나 FEED 수행 후 EPC 전환방식이 더해지면서 업황 영향을 덜 받으면서 꾸준한 이익을 낼 수 있게 됐다. 중동발 수주가 지속할 것인 만큼 결과적으로 한 단계 레벨업된 체격을 보여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 9조6685억원, 영업이익 646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은 전년 7조4866억원에 비해 29.1% 늘어나면서 2018년이후 4년연속 증가해 2013년이후 9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5032억원에 비해 28.5% 증가하면서 2012년이후 1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