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4조5980억·영업익 8750억…2015년 통합후 최대치 신규수주 16.9조 목표 초과달성…2년연속 해외수주 '1위'코로나19 상황속 카타르 방문…천연가스 낙찰통지서 수령 2년간 공들인 모듈러주택, 사우디에 제작·설립·운영 MOU
  • ▲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사옥. ⓒ뉴데일리경제 DB
    ▲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사옥. ⓒ뉴데일리경제 DB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합병이후 지난해 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해외통' 오세철 대표이사 사장 선임후 2년연속 해외수주 1위를 차지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새먹거리인 모듈러사업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어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2일 잠정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연결기준 매출 14조5980억원, 영업이익 8750억원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 10조9890억원에 비해 32.8%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2510억원 대비 248% 뛰었다.

    매출과 영업익 모두 2015년 삼성물산 통합후 최대치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 경우 2018년 6.37%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5.99%를 기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측은 "대규모 프로젝트 본격화와 국내외 수주물량 증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규수주 실적도 16조9680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목표 16조700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이에 수주잔액도 합병후 최대치인 27조6530억원에 달했다.

    호실적 중심에는 올해 임기 3년차를 맞은 오세철 건설부문 사장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021년 3월 대표직에 오른 오세철 사장은 임기 첫해부터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69억달러)를 꿰차며 해외사업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당시 삼성물산은 해외수주에서 2016년(51억달러)이후 5년만에 업계 1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에도 해외수주 확대에 힘쓰면서 1위(53억달러)를 놓치지 않았다.

    오 사장은 두바이·UAE 등 중동을 비롯해 해외현장에서 경험이 많은 '해외통'으로 알려졌다.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해외현장을 거쳐 글로벌조달실장을 지냈으며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해외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2021년 3월에는 담수복합발전소, 액화천연가스 수출기지 등 입찰이 예정된 카타르 현지를 직접 방문해 결국 액화천연가스 수출기지 건설공사 낙찰통지서를 받아냈다.

    오 사장이 꾸준히 중동 등 현지 정부에 공 들여온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삼성물산은 해외사업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 기대감이 높다. 지난해 6월에는 현대건설과 함께 네옴 프로젝트 친환경신도시 '더라인' 터널공사(약 7200억원)를 수주하기도 했다.

    2년간 씨를 뿌려온 신사업부문에서도 가시화된 성과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오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난 2년간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설정하고 신상품, 사업고도화 등 다방면으로 성장기회를 모색했다"며 "올해는 신사업 성과를 가시화하고 빈틈없는 사업관리로 경영목표를 달성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한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오 사장이 건축부문 미래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은 모듈러건축이다.

    모듈러공법은 공장식 대량생산개념을 건설산업에 도입한 것으로 구조체 설비·전기·소방·통신·실내외마감 등 건축공정 최대 80%까지 공장에서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조립·설치 등 최소한만 하는 방식이다. 기존 철근콘크리트나 철골조공법보다 공사기간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

    또한 대량생산방식으로 원가절감이 가능한 데다 표준화·규격화된 모듈생산으로 자재사용량을 최소화하고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 사장은 지난해 모듈러주택팀을 건축본부 아래로 재배치하고 UAE 모듈러주택 프로젝트 등을 중심으로 중동 모듈러시장 조사도 진행하면서 사업성 파악에 나섰다. 이어 하반기부터는 국내 모듈러시장 선발주자로 국내외 준공실적을 쌓아온 포스코건설·포스코A&C 등 포스코그룹과 전략적 협업 등으로 실질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우디에서 야시르 빈 오스만 알루마이얀 총재와 면담하고 삼성물산과 모듈러 협력 관련 상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본 MOU는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왕세자가 참석한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체결한 협력 MOU를 구체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향후 사우디에 모듈러주택 및 건축물 제작시설을 설립·운영하면서 네옴시티 등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지역 메가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실제 중동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도시건설 프로젝트에서 모듈러주택 발주가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우디 네옴 프로젝트에도 더라인에 들어설 주택건설에 모듈러공법 도입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미 프로젝트에 투입될 현장인력이 거주하기 위한 주거단지에도 철강모듈러공법으로 건설하는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