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시장 포화 속 저렴한 LFP 점유율 상승전기차 대중화 영향… CATL 등 가성비 내세워 국내 배터리 3사, '보급형 배터리' 맞대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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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배터리 시장에서 '저가 배터리 열풍'이 불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 중인 글로벌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려고 해서다. 이에 맞대응하기 위해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등 경제성이 뛰어난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다.

    22일 시장조사기관 EV볼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LFP 배터리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27.2%를 차지했다. 2020년까지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 16.9%로 치솟은 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0%포인트 이상 오른 것이다.

    반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주력하는 삼원계 배터리인 NCM(니켈-코발트-망간) 및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점유율은 떨어졌다. NCM 배터리는 61.3%(2021년 68.2%)를, NCA 배터리는 8.5%(2021년 11.9%)를 각각 기록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대중화를 위해 저렴한 전기차 개발에 나서면서 값싼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가격이 30%가량 싸다. LFP 배터리의 주원료인 철이 삼원계 배터리의 니켈-코발트보다 훨씬 저렴하다. 전 세계적으로 철의 가채 매장량은 니켈보다 월등히 많다. 또한 화재 위험성이 높은 니켈을 사용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안전하며, 배터리 수명도 길다. 

    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상대적으로 짧다는 단점이 있다. 철이 들어가 무거우며, 재활용도 쉽지 않다. 

    LFP 배터리는 중국 CATL의 주력 제품이다. 테슬라와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에 공급한다. CATL은 미국 포드와 합작으로 오는 2026년부터 미국 미시간주 마셜에서 LFP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제너럴 모터스(GM)와도 미국 현지에 LFP 배터리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동안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삼원계 배터리 등 고부가 배터리를 주로 생산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적 제품은 NCMA이다. 이는 기존 NCM에 알루미늄을 포함한 것으로,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준다. SK온은 니켈 비중이 약 90% 이상 높인 NCM9 배터리를, 삼성SDI도 니켈 비중이 높은 NCA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발 저가 공세에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NCM 중저가 모델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LFP 배터리의 경우, 상대적으로 용량이 덜한 ESS로 시장에 진입해 기술을 끌어올린 후에 전기차용 LFP 배터리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SK온도 LFP 배터리 개발 단계에 있다. 삼성SDI는 LFP 배터리 대신 코발트를 제외하고 망간의 비중을 높인 NMX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성능은 LFP 배터리보다 좋으며 하이니켈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아직 해외공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한국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그럼에도 계속해서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